"문재인정부와 경남도는 전임 정권의 적폐사업인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하라."경남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노동·정당으로 구성된 '사곡만 지키기 대책위원회'가 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촉구했다. 거제시와 민간사업체들이 '거제해양플랜트산단' 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거제해양플랜트산단은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대 사곡만을 매립하고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곡만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바로 옆에 있다. 거제시는 2013년 바다 91만 평을 매립하고, 육지 52만 평을 개발해 국가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11월 안으로 장관이 위원장인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된다. 이 사업에 대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조건부 승인된 상태다.
그런데 참여하기로 했던 민간기업체가 최근 '불참'의사를 밝혔다. 대표적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사곡산단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거제지역에서도 국가산단이 건설되더라도 해양플랜트업체가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최근 "해양플랜트업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흩어져 있는 조선기자재업체들로 채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규산업단지 지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사곡만 지키기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다른 산단 개발의 문제를 거론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들은 "산과 바다만 망친 채 벌판으로 방치된 하동갈사만산단 170만 평과 고성조선해양특구 60만 평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경남도는 하동갈사만산단 기반조성 등에 국도비 35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전폭 지원했다. 그러나 갈사만산단은 자금조달문제로 2014년 공정률 30%에서 공사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고 했다.
이들은 "경남도는 이미 승인된 산단의 정상화에 전력하고, 신규산업단지 지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곡만에 대해, 이들은 "도심인근 친수공간인 사곡해수욕장과 10여만 평의 갯벌, 수백 수천종의 생명과 수달, 삵, 기수갈고둥, 거머리말, 독수리,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동식물 등 각종 보호해야할 희귀동식물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거제의 관문인 이곳은 삭막한 공단보다는 보존을 통한 친환경적인 관광자원화 전략이 필요한 곳"이라 했다.
대책위는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후보 경남선대위와 경남지역시민환경 단체들이 지난 5월 3일 서명한 정책협약서에서 '공유수면매립계획을 엄격히 평가하여 매립을 최대한 억제할 것이며, 해안선 복원을 통하여 바다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난 대선 기간 공약을 지키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과 경남도는 약속이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국토부는 민간사업자가 사곡만을 매립해 추진하는 거제해양플랜트산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남도지사 한경호 권한대행은 전임 홍준표 지사의 적폐사업인 거제해양플랜트산단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밝히고 이를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한다"고 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연 뒤 한경호 권한대행을 면담하고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한 권한대행은 "이미 경남도에서는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로 중앙정부에 건의한 상태"라며 "대책위에 내놓은 입장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