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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Istanbul)은 '묘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그건 아무래도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 역사적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스탄불은 마르마라해(Sea of Marmara)와 흑해(Black Sea)를 연결하고 있는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에 걸쳐 있다. 달리 말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통로이자 열쇠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이스탄불은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 것처럼, 이스탄불 역시 그러했으리라.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의 수도(324년)이자 그리스도교의 중심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제4차 십자군(1202~1204년)에 의해 점령을 당하면서 로마 가톨릭의 지배하에 놓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 무자비한 약탈과 유린을 겪었고, 수많은 문화재와 유물들이 파괴됐다고 한다. '종교'라는 이름을 빌려 '성전(聖戰)'이라 불린 전쟁이었지만, 실제로는 '돈'이라고 하는 세속적 욕망이 투영된 씁쓸한 약탈에 지나지 않았다.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뷰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뷰 ⓒ 김종성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뷰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뷰 ⓒ 김종성

1261년 팔레올로고스 왕조에 의해 침략을 받았고, 이로써 지배권이 다시 넘어가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2백 년 뒤 오스만 제국의 메메드 2세는 자신의 숙원이었던 콘스탄티노플 점령을 위해 온갖 열의를 쏟았고, 포위 작전에 이은 총공격을 통해 마침내 함락(1453년)시키고야 말았다. 메메드 2세는 성소피아 대성당을 찾아 그곳을 모스크(mosque, 이슬람 사원)로 바꾸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이후 콘스탄티노플을 세계적 도시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수도가 앙카라(Ankara)로 이전됐고, 콘스탄티노플은 공식적으로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으로 개칭(1930년)됐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덕분에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 로마와 비잔틴, 오스만의 문화가 섞여 있을 수밖에 없는 문화의 보고(寶庫)가 됐다. 지금에야 이슬람 문화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서있지만, 이스탄불의 곳곳에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다양한 문화적 유산들이 새겨져 있다. 이스탄불로부터 '묘하다'는 인상을 받는 까닭은 그 때문일 것이다.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스탄불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스탄불 ⓒ 구글 지도

이스탄불은 세 구역으로 나뉜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구시가지,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신시가지, 그리고 서민적인 느낌이 강한 아시아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이스탄불을 여행하게 되면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둘러보게 되는데, 여행 기간이 지나칠 정도로 넉넉하지 않은 이상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굳이 아시아 지역까지 가지 않더라도 워낙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서민적인 모습'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더라도 알 수 있기에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따라서 여행 일정을 짤 때, 자연스레 아시아 지역은 제외하게 됐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이 두 구역만 충실히 보고 오자는 것이 계획의 시작이었다. 첫 번째 고민은 (원활한 여행을 위해) 숙소를 잡는 것이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중간 지점에 잡아두는 것도 염두에 뒀지만, 역시 한 번쯤 숙소를 옮기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 짐을 한번 옮기는 게 번거롭긴 하겠지만, 숙소를 거점 삼아 좀 더 깊이 있는 여행을 하기 위해선 숙소를 옮기는 편이 나았다. 번거로움으로 치자면, 한번 나가면 재정비가 어려운 전자가 훨씬 컸으리라.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도심에서 서쪽으로 24km 떨어진 곳에 위치(M1 지하철을 타고 제이틴부르누까지 이동한 다음 T1 트램으로 환승하면 곧장 구시가지로 올 수 있다)하고 있다. 이동 경로와 여행 동선 등을 고려했을 때 첫 번째 숙소로 최적지는 구시가지였고, 그중에서도 술탄 아흐메트 지역이었다. 블루 모스크를 비롯해 아야 소피아 박물관, 톱카프 궁전 등 이스탄불 하면 떠오르는 여행지들이 밀집해 있는 가장 찬란한 공간이므로 가장 빨리 만나고 싶었다. 또, 여행객들이 워낙 많이 모이기 때문에 치안 면에서도 안심이 됐다.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외관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외관 ⓒ 김종성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입구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입구 ⓒ 김종성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객실 내부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객실 내부 ⓒ 김종성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객실 내부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의 객실 내부 ⓒ 김종성

1.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Hotel Arcadia Blue Istanbul) 
주소 : Dr. Imran Oktem Cad. No:1, Istanbul, 34440 Turkey
기간 : 2017. 9. 12~9. 15(3박) 
결제 금액 : 25만 7639원
평가 : 교통(★★★★★), 시설(★★★★)

앞선 여행기에서도 밝혔지만, 숙소를 정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위치, 시설, 가격. 공항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고난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하며, 여행 동선을 짜는 데 있어 최적의 지점에 있어야 한다. 깔끔하고 안락한 숙소는 종일 헤매고 다니느라 녹초가 된 여행자에게 '위로'가 된다. 따라서 약간의 지출은 감안해야 한다. 이걸 '출혈'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숙소 비용을 아끼려다 애를 먹은 경험이 있는 터라 '좋은' 숙소를 고르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됐다.

첫 번째 숙소로 선택한 '호텔 아카디아 블루 이스탄불'은 술탄 아흐메트 광장(트램 역)에서 느긋한 걸음으로 5분 거리에 있다. 위치만으로 보면 최상이라 할 수 있다.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기 때문에 일정을 짜기에도 수월했다. 9월의 이스탄불은 워낙 뜨거웠는데,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재충전을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 무엇보다 블루 모스크를 밤낮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숙소 꼭대기 층에서 감상할 수 있는 뷰는 감동 그 자체였다.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외관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외관 ⓒ 김종성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객실 내부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객실 내부 ⓒ 김종성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객실 내부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객실 내부 ⓒ 김종성

2.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Mercure Istanbul Taksim) 

주소 : Omer Avni Mah Inonu Caddesi No 42 Gumussuyu Beyoglu, Istanbul, 34437 Turkey
기간 : 2017. 9. 15~9. 17(2박) 
결제 금액 : 18만 9162원
평점 : 교통(★★★★), 시설(★★★★★)

구시가지에서 3박을 하며, 그곳을 샅샅이 훑은 뒤에야 신시가지로 이동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한 곳에 숙소를 정하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여행할 수도 있겠지만,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큰 손해다. 또, 구시가지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신시가지에서 이동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을 것이었다. 아무래도 숙소가 가까이 있어야 마음껏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익숙함'에 길든다는 점에서 마뜩잖았다.

두 번째 숙소는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Palace)과 근거리에 있는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으로 결정했다. 40번 버스를 타면 탁심 광장(Taksim Square)으로도 이동이 수월하기 때문에 위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좀더 신시가지 중심 쪽에 숙소를 구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하지만 루멜리 히사르(Rumeli Hisarı)나 베벡(Bebek)에 들릴 생각이었기에 이동거리를 생각했을 때 오히려 외곽 지역에 낫다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결정이었고, 특히 객실 내부가 환상적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 김종성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 김종성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머큐어 이스탄불 탁심의 조식 ⓒ 김종성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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