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울산~함양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먼지와 소음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현장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 무릉리에 있는 '단장4터널' 공사 인근이다. '단장3터널'과 '단장4터널' 사이에 높은 교각이 세워져 있고, 농민들은 그 아래 논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다. 7개 가구 주민들이 비닐하우스 12개를 설치해 놓고, 깻잎과 고추를 재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된 때는 2015년부터다. 지금은 교각이 세워져 있고, 터널을 뚫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쌍용건설이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나온 돌을 덤프트럭에 실어 터널과 비닐하우스 사이 땅에 쏟아붓는 데서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먼지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 먼지가 비닐하우스 위에 쌓이고 있다. 박용호(61)씨는 "불과 열흘 전에 새 비닐을 갈아 덮었는데 벌써 먼지가 쌓였고, 흘러내린 먼지가 고여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먼지가 비닐하우스를 덮으면 햇빛 투시가 적어 작물 성장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 또 비닐을 자주 교체해 주어야 하기에 그 비용도 많이 든다는 것.
농민 김문수(56)씨는 "비닐을 덮은 먼지로 인해 햇빛 투시가 적어 난방을 위한 전기도 더 켜야 할 정도다"며 "먼지로 인해 목이 아플 때도 있고, 눈도 침침하다. 건강 문제까지 발생하는 거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 말했다.
돌을 실어다 붓는 작업은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 야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살수차로 물을 뿌려 먼지 발생을 억제하지만, 살수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쌍용건설은 일요일인 12일에도 이 작업을 벌였고, 간혹 살수작업 없이 골재를 갖다 붓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야간에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낮에는 사람이 보니까 간혹 살수작업을 하지만, 밤에는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음 피해도 있다. 공사장과 비닐하우스 거리가 짧아, 덤프트럭에서 골재를 부울 때 그 소리가 다 들렸다.
김문수씨는 "깻잎과 고추를 따러 온 사람들이 공사로 인한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작업을 못할 정도라 한다"며 "특히 야간에 그 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는 사람도 있는데, 소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다"고 했다.
또 농민들은 세워진 교량으로 인해 그늘이 생겨 비닐하우스에 일조량이 부족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문수씨는 "비닐하우스는 오전 햇볕이 농작물 성장에 매우 중요한데 교량으로 인해 그늘이 생겨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농민들은 지난 9월 쌍용건설로부터 비닐하우스 1개당 보상비(국산비닐 140만 원, 일본 비닐 210만 원)를 받았다. 농민들은 "당시 받은 보상비는 지난해 피해에 대한 것이었고, 올해는 아직 아무 말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현재 공사는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야간작업은 대개 오후 8시나 9시까지 한다"며 "방음벽과 천막을 설치해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결과가 나오면 농민들한테 보상할 계획이며, 대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양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세워라고 건설사측에 요구했고, 현장 조사를 통해 주민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5조 2647억 원을 들여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