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성동조선해양이 일감 부족 등으로 생산직 90%가 휴직에 들어간 가운데, 경남도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채권단 설득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경남도는 23일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주재로 '성동조선해양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경남도 천성봉 미래산업국장과 박명균 경제통상국장을 비롯해,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오은상 부사장과 최한일 부사장,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장 직무대행, 유정선 수출입은행 경남지역본부 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오은상 부사장은 "성동조선은 11만톤급 정유운반선과 15만톤급 원유운반선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중대형 탱커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간접비를 줄이는 노력과 유휴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을 마련해 실천 중에 있고, 노사가 공감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환경규제 강화와 벌크 시황개선에 따라 조선경기 개선 기미가 있고, 그리스와 미국 선사와 수주협상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노사가 힘을 모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부사장은 "최근 성동조선의 위기를 과장하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 등으로 성동조선의 대외 신인도에 상처를 입었다"며 "선주들의 의구심을 없애주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한 지역사회와 언론의 협조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은 수출입은행이다. 유정선 부본부장은 "성동조선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생산되어 성동조선이 타격을 입게 되면, 결국 일본과 중국의 경쟁사들만 웃게 된다"고 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은 12월에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가 나온 후 정책 부서와 협의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성동조선의 정상화 방안에 힘을 모아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성동조선 구조조정 문제는 금융논리로만 재단하기는 어렵다"며 "성동조선에는 13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고, 간접고용까지 합하면 수천 명의 도민이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앞으로 정부와 채권단에서 성동조선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금융논리 외에도 산업적 측면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며 "정부와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도록 '성동조선이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분석해 달라"고 경남발전연구원에 지시했다.
최근 경남도는 '조선소 회생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발송하고, 경상남도의회 조선특위의 '대정부 건의문 채택', '중형조선소 회생방안 마련을 위한 범도민 토론회' 등을 열었다.
노동계도 적극 나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성동조선지회는 지난 21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서 중형조선소 회생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국책은행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 선 후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했다.
최근 언론은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수주해 놓은 선박에 대한 건조작업을 내년 1월부터 들어갈 예정이고, 그동안 장비 유지 인력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노동자들이 휴직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