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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의 직업도 학생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해서 아이들 일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지금은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육아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아이들이 성적으로 전교 1등 하기를 원하며 육아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며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 답은 없는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부모로서 원하는 바는 있지만 수학이나 과학같이 정확한 답은 모른 채 아이들의 성장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답이 있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인간의 성장에 어찌 답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아이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 합니다. 제가 어른이라는, 부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합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미래가 원하는 아이>
<미래가 원하는 아이> ⓒ 메디치
<미래가 원하는 아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소제목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인공지능박사 아빠가 말하는 미래의 일과 행복', 문석현 소장이 쓴 책입니다.

그는 데이터 경영 연구소 소장으로서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쿠팡, 넥슨 등 인터넷, 게임 서비스를 하는 기업에서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으로 다양한 성과를 쌓아온, 전형적으로 이과적인 삶을 사는 분입니다.

저와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하루하루,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여 살고 있다면 이 분은 변화하는 세상,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즉

어찌 보면 가장 변화가 빠른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고 계신 분이었지요. 매일 아침 신문으로 시작하는 저와 달리, 그는 세상의 변화를 체감하고,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 경험하고 있는 아빠였습니다.

저자는 사랑하는 딸이 세상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지만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을 좀 더 일찍 깨닫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동의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지만, 정확히 말하면 학교에서는 아직도 20세기에 통할 법한 지식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학교에서 배운 것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교교육이 재미가 없어지는 한 이유입니다.

'이 책은 기술의 발전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미래 사회에서 아이들이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부모를 위해서 썼습니다. 하지만 딸에게 직접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해 편지도 몇 편 실었습니다. 그 부분은 아이들이 스스로 읽게 하거나 함께 읽으셔도 좋겠습니다. 저 또한 딸이 십대로 자랐을 때 이 책을 보고 웃으며 대화할 날을 고대해봅니다.'(프롤로그 중)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미래, 아주 낯선 세상이 다가온다. 2장 미래의 직업세계에서 살아남기, 3장 교육, 미래를 위한 어린 시절의 준비, 4장 미래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법, 5장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사회. 큰 제목만 봐도 책의 내용 흐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내용은 더 재미있습니다.

'성공 공식이 달라진다. 미리 가본 미래의 직장, 대학 졸업장이 취업에 도움이 될까?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교육의 가치 그리고 한계, 한국식 교육의 맹점, 하버드대학교에서 뽑고 싶은 학생은? 흙수저부모의 자세, 한국 말고도 기회는 많다. 미래가 지옥이 아닌 이유, 불합리한 건 고치라고 알려주자. 다양성, 꼭 필요하지만 정말 어려운 길' 등등. 이상은 제가 인상적으로 읽었던 부분의 소제목을 열거했습니다.

이 책은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관심 있는 분이 읽으시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내용을 알아야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큰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저자는 미래란 지금처럼 해서는 적응하기 힘들며, 직업의 변화가 엄청나고, 따라서 이런저런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을 합니다. 물론 조언이 고맙습니다. 내용도 충실합니다. 하지만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전 제 아이들의 미래 취업을 생각하며, 취업에 적합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취업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따뜻하며,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고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이들이 미래의 사회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무한 경쟁하여 정글 속에서 살아남듯이 치열하게 싸워가며 1인자가 되는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인간답게 살기를 바랍니다. 인간답게 사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욕심으로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고, 오직 1등만을 위해 주위를 둘러볼 시간을 뺏지 않으면 됩니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존중하고, 어린 아이의 말이라고 해도 무시하지 않으며, 아빠가 지시하는 말보다 아이의 말을 더 많이 들으면, 아이는 자연스레 함께 사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미래의 달라진 직업세계, 달라질 사회 시스템에 대비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육아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 중 취업에 대한 고민은 없기에 이 책의 내용이 그리 와 닿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의 한국교육에 대한 분석과 대안, 한국 사회의 개선점, 학벌사회의 한계점 등에 대해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보험회사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잘 한 사람들이 일을 잘한다는 믿음으로 이런 사람들을 돈과 지위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우대했다. 그런데 막상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냉정하게 분석해보니 영업성과는 학력과 상관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 대신 쾌활하고 사교적인 성격이거나 학생 시절에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회사의 인사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 이런 사람들이 입사하기도 쉽고 대우도 잘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더니 회사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었다.'(본문 중)

'대학졸업장이 취업에 도움이 될까?'라는 글에 있는 내용입니다. 대학 간판이 곧 취업, 능력, 그 사람에 대한 신뢰도까지 결정지어 버리는 현 한국사회에 대한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 학교에서는 문제를 찾기 보다는 문제를 던져주고 답을 찾도록 가르친다. 사회에서도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는 사람보다 답을 제시하는 사람을 더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건 인공지능 시대에 맞지 않는 방법인데, 과연 한국이 이것을 바꿀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본문 중)

'나한테 학교 교육과정을 짜라고 하면, 사회 시간에 근로계약서 쓰는 법부터 가르치겠다. 어쨌든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싫든 근로계약을 한 뒤 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아 생활한다...아마 학교에서 근로계약서 쓰는 방법을 주제로 수업을 한다면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을 것이다. 이걸 부모가 가르쳐보면 어떨까?'(본문 중)

이 책에는 학교교육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합니다. 공감되었습니다. 한국 학교교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수능체제와 내신, 당시 유행하는 아이들의 기질을 육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변화가 있지 아이들이 자라는 시기에 존중되어야 할 아이들의 본성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들에게 꿈이라는 명분으로 직업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직업체험을 통한 직업찾기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시간 아닐까요? 책 중간 중간에 저자가 자신의 딸에게 쓴 편지가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의 내용입니다.

'돈 버는 일도 사회에 기여하는 중요한 일이지만 사회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야. 이것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멋진 일이라는 사실, 자유롭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부자들에게 주어진 특권이라는 사실을 네가 깨달았으면 좋겠어. 부디 행복하게 멋진 인생을 살 있기를 바라.'(마지막 문단)

저자 또한 아이가 나누는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누기 위해 성공해야 한다는 약간의 조건 또한 언급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아빠로서 책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미래의 변화모습, 미래에 적합한 능력, 그것을 갖추기 위한 조건, 미래의 성공'이 약간 불편하긴 했습니다.

'취업보다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원하는, 아빠로서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다만 자라온 경험과 경험한 세상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내용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며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들 뿐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님들에게 분명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미래는 분명히 지금과는 다를 것입니다. 기술력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사회생활에서 매력적인 사람의 조건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야단법석일 때,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게 쉽게 쓰인 책입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과거와 똑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교육시키는 부모님들이 많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미래는 성큼 다가오고 있지만 아이들은 과거의 교육을 받고 있다면 이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미래를 보고, 오늘을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과생들은 글을 못 쓴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문석현씨는 혼자 알기 아까워 이 책을 쓰셨습니다. 그는 그의 역할에 충실했고 반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이 책을 많은 부모님들께서 읽으셔야 나머지 반도 성공하게 됩니다. 미래가 어찌 변하든, 책을 읽어야 함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 세대를 키우시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관련기사 : 이과 출신 아빠가 읽은 <미래가 원하는 아이>]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에도 올립니다.



미래가 원하는 아이 - 인공지능 박사 아빠가 말하는 미래의 일과 행복

문석현 지음, 메디치미디어(2017)


#미래가 원하는 아이#알파고#카이스트#문석현#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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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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