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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과 선거구 획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 경남행동'은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원탁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원탁토론회에서는 "지방의회부터 전면적 비례대표 도입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기초의원 선거구를 쪼개지 말고, 시·군·구를 하나의 선거구로 해서 정당별 득표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경남도는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할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3일 2차 회의를 연다. 선거구획정위원은 모두 11명으로 되어 있으며, 명단은 비공개다.

현행 기초의원 선거구는 1개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다. 군소정당들은 4인선거구제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4년 전 선거구 획정 때 당시 새누리당 절대 다수인 경남도의회는 4인선거구를 쪼개 2인 선거구로 만들기도 했다.

경남지역 기초의원 선거구는 모두 95곳으로, 전체의 65%인 62곳이 2인 선거구이고, 3인 선거구는 31곳, 4인 선거구는 2곳(거제가·함양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남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진주시민행동으로 구성된 '정치개혁 경남행동'과 국민의당·노동당·녹색당·민중당·정의당 경남도당은 '4인 선거구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원탁토론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더불어민주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정치개혁 경남행동 조유묵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경남도당에서 원탁토론 참여 요청을 하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요청했는데 당내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않는 대신에 참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치개혁 경남행동'은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구 획정 의견수렴을 위한 정당 초청 원탁회의"를 열었다.
'정치개혁 경남행동'은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구 획정 의견수렴을 위한 정당 초청 원탁회의"를 열었다. ⓒ 윤성효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합당"

조유묵 공동대표는 발제를 통해 "지방의회 선거는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독일의 경우에는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득표율과 의석비율을 일치시키는 비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지방의회 선거에도 비례대표가 있지만, 본래 비례대표제와는 상반되는 개념의 '엉터리 비례대표'다"며 "지역구에서 충분한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게 비례대표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의석을 추가 배정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기초의회 선거와 관련해,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구는 중선거구제를 유지하되 2~4인 선거구제를 3인 이상 선거구로 해야 하고, 그럴 경우 최소의회 의석은 7석에서 9석으로 늘릴 필요가 있으며, 이렇게 하면 비례대표 비율을 1/3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지역구를 없앤 전면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기초의회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에 명부는 구속형이 아닌 개방형 명부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해, 그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만약 두 차례에 걸쳐서 투표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한 번에 결선투표의 효과를 얻는 제도도 있다. 런던 시장은 결선투표제와 유사하지만, 1차 투표와 2차 투표를 한 번에 치르는 방식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정당 설립 요건 완화와 지역 정당 인정이 논의되어야 한다"며 "지금의 정당법은 정당의 설립 요건에 대해 너무 엄격하게 규정해서 문제가 되어 왔다. 5대 이상 시도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해야 정당을 설립할 수 있는 요건은 지나친 것"이라 했다.

조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권, 피선거권 연령 하향조정 등 참정권 확대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여성할당제 강화도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정당별로 일률적으로 부여하는 기호부여제도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조유묵 대표는 "특정 지역에 의존한 기존의 양당제가 승자독식의 갈등적 정치구조를 조장해 왔기에 이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며 "지방의회부터 전면적 비례대표 도입 운동을 진행하면서 이후 운동 과정에서 최소 '공직선거법'의 규정을 3인 선거구 이상으로 바꾸는 운동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장은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은 국회의원의 졸개가 아니다. 선거구는 해당 지자체에서 알아서 합리적으로 정하면 된다"며 "굳이 국회의원-광역의원-기초의원으로 서열화 해놓은 것은 결국 해당 광역의원이나 국회의원을 자신의 수하로 부리겠다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욕심에 따른 것"이라 했다.

그는 "기초의원은 적어도 5인 선거구를 허용해야 한다"며 "하나의 선거구에서 선출하는 의원의 정수가 늘어날수록 표의 등가성이 개선된다"고 했다. 또 그는 "군 지역의 경우 아예 전체를 하나의 선거구로 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김용운 정의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은 "의회는 하나의 정치적 공동체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삶을 다루는 만큼, 전체 의석이 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지향과 비례해서 정치세력에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천새라 민중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은 "2005년, 2010년에는 지역에서는 민주당도 소수정당이었으나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주요 변수다. 선거구 획정에 있어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이미 기초의원 4인 선거구 저지를 위한 내부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민주적 선거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연대와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수한 경남녹색당 운영위원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경남도는 선거구획정위원의 명단과 회의록, 회의날짜, 주민공청회 일정 등 관련 정보와 내용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최소한 제정당들과 시민사회단체 나아가 주민들의 직접적인 의견수렴의 기회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 했다.


#지방선거#선거구획정#정치개혁 경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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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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