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12일-16일)을 마치고 재외공관장들과 만났다. 이날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에 맞추어 만찬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재외공관장회의에는 대사와 총영사 등 총 182명의 재외공관장이 참석한다. 국정운영방향 토론, 한반도평화와 경제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 지역별 분임토론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외교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주재국의 '마음을 얻는 외교'를 해 달라"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국민 중심 외교를 주문했다. 그는 "국익의 기준은 국민이다"라며 "국익 중심의 외교는 곧 국민 중심 외교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의 힘은 국민에서 나온다"라며 "전세계는 촛불혁명을 일으킨 우리 국민들을 존중했고, 덕분에 저는 어느 자리에서나 대접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이 문 대통령은 "외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라며 "우리 외교가 헤쳐가야 할 난제일수록 국민의 상식, 국민의 지혜에서 답을 구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듭 "국익을 실현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을 이롭게 하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외교의 방향을 정하는 것과 함께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라며 "지난달 발리 섬에 고립되었던 수백 명의 우리 국민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 좋은 사례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와 국민들에게 재외공관은 국가나 마찬가지다"라며 "재외공관은 갑질하거나 군림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외공관의 관심은 첫째도, 둘째도 동포들과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에 집중되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고서는 해외여행객 2천만 시대, 재외동포 740만 시대에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간 우리 외교가 국력이 비슷한 다른 국가, 폭증한 외교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가지고 여러분의 사명감과 책임감에 의존해 온 것도 사실이다"라며 "정말 고맙고,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한다"라고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력과 국격에 걸맞는 외교 인프라 확충을 약속드린다, 국회와 정부 각 부처에서도 협력해주시기 바란다"라며 "그 대신에 공관장 여러분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재외공관장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은 "주재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외교를 해 달라"라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 외교는 힘이나 돈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라며 "그러나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는 상대를 움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달 동남아 순방을 통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람 중심 외교'의 잠재력을 보았다"라며 "대사가 현지어로 노래를 부르고, 현지어로 시를 읊으면서 주재국 국민들과 마음을 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현장은 이익과 이익이 충돌하는 총성 없는 전쟁터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고, 그것은 이제 재외공관장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라고 재외공관장의 적극적 역할을 거듭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