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경남 거제 사곡만 일대 100만평 규모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조성사업(아래 사곡만국가산단)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시민·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는 19일 낸 자료를 통해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거제시장과 경남지사가 결정하도록 정부에 산단 승인 결정 연기를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곡만국가산단은 거제시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2016년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으며, 지금은 국토부 산업단지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대책위는 "경남적폐 홍준표 전 지사의 공약사업인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을 앞장서서 요구하는 한경호 권한대행에게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 대행은 지난 11월 9일 대책위와 면담에서 '언제 한 번 현장을 방문해 보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했을 뿐 우리 의견에 진지한 경청도,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홍 지사 때부터 이 사업을 밀어붙여 온 공무원들의 입장만 두둔하기에 바빴다"며 "그나마 '현장방문 하겠다'는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해수욕장과 갯벌 등 100만평 매립 환경훼손, 문재인 대통령의 연안매립 엄격평가 공약, 대우조선과 삼성중이 각 노조와 언론에 산단 투자 철회 입장을 밝힌 점, 1조 8000억 원을 조달할 실수요자조합 부실(35개사 중 14개사 폐업 또는 휴업), 산단 예정지 인근 10km 내외 유휴산단 수백만평 활용 등을 이유로 신규 산단의 불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사곡만국가산단에 대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두 회사는 최근 조선업 경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노동조합(노동자협의회)에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동 갈사만 산업단지는 개발해 오다 중단됐다. 이 사업으로 인해 하동군이 엄청난 재정 부담을 겪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든 대책위는 " 한경호 대행은 지난 홍지사 때의 주먹구구 산업단지 정책으로 수천억 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수백 만평의 산단이 방치되고 있지만 그 책임을 묻지 않고 난개발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곡만국가산단은 촛불혁명으로 탄핵된 박근혜(전 대통령)-홍준표(전 경남지사)-김한표(거제 국회의원)-권민호(거제시장) 보수정권의 토목공약사업이다"며 "사업비의 절반수준인 8000억 원은 상업지와 주거지 등을 분양해 마련하며, 대기업 건설사만 1조3000억 원을 배불리는 토목사업이다"고 했다.
이어 "이 사업에 깊이 연관된 정치인들의 각 후원회장이 시세차익을 노린 섬 투자의혹, 산단인근 1300세대 아파트단지 개발의혹이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은 건설대기업을 위한 매립토목사업, 부동산개발사업,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투기로 의심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양플랜트산업 발전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만 해수욕장과 갯벌 등 100만평을 매립하지 말고 이미 승인받았지만 방치된 곳, 유휴산단을 활용하라는 것"이라 했다.
대책위는 "새 정부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도 공사 중단한 후 공론화를 통해 국민에게 그 뜻을 다시 물었다. 다행히 사곡만국가산단은 승인나지 않아 공론화는 어렵지 않다"며 "한경호 대행은 홍지사의 적폐사업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거제시민과 도민의 뜻을 재확인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