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류여해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류 최고위원은 대선 기간 홍 대표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돼지발정제 강간 모의 의혹'도 거침없이 꺼내들었다. 자신의 징계 여부를 따질 윤리위원회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상황에서도 홍 대표를 향한 원색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자신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겪었던 성차별도 덧붙여 폭로했다.
화근은 홍 대표의 '주모' 발언이었다. 홍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면서 "주막집 주모의 푸념 같은 것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라는 한 당직자의 말을 소개했다. 홍 대표가 당무감사 탈락 이후 줄곧 자신을 비난해온 류 최고위원을 '주모'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말이 뒤따라 나왔다.
이에 류 최고위원은 "당원들이 뽑은 2등 최고위원인 저를 여자라는 이유로 주모라니, 낮술 드셨느냐"라면서 "여성 비하에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홍 마초'"라고 맞받았다. "지금도 돼지발정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냐"라는 추측성 비난도 곁들였다.
자신이 최고위원회의 중 홍 대표에게 받은 성차별적 면박도 폭로했다. 그는 "여자들은 시끄럽다며 놓아둘 자리에 두어야 한다고 회의석상에서 말씀하더니, 제가 그럼 술 따르는 여자냐"라면서 "홍 대표의 여성 비하, 이제 더 이상 참기 힘들다"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대법원 판결 앞두고 참으려 했지만..."
류 최고위원이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관계자로부터 받은 차별을 폭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7일 당무감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전당대회 출마할 때도 네까짓 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에 나가려고 하느냐는 협박을 많이 받았다"라면서 "최고위원 순서를 무시하고 저보고 뒤로 가라고 해도 저는 가만히 있었다"라고 밝혔다.
류 최고위원은 오는 22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기도 했다. 그는 글 서두에서 "홍 대표님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있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잠시 페이스북을 접고 있었다"라며 홍 대표를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홍 대표가 대법원 판결에 따른 당원권 정지 결정 연기를 위해 자신을 최고위원회에서 내쫓으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 글에서 "홍 대표는 본인의 당원권 정지 결정 기간을 '대법원 판결 시'가 아니라 '대법원 판결 확정 시'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판결에서 파기환송이 된다면 현 상황에서 홍 대표는 즉시 당원권이 정지돼 더 이상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면서 "나는 이를 적극 반대할 예정이므로, 홍 대표로서는 내가 최고위에 출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류 최고위원의 이 같은 '홍준표 저격' 발언은 자신의 징계 여부 판정에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윤리위원회는 윤리위 규칙 중 '당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적용해 류 최고위원의 잇따른 '저격 발언'을 심판할 계획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규칙 세부 조항에는 ▲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아니된다 ▲ 당원은 타인을 모욕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아니한다 등이 있다. 윤리위원회는 애당초 전날(20일) 류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류 최고위원이 입장문을 통해 소명 기회를 요청하자 오는 26일로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