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영천시장이 "구겨진 경북의 자존심과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지켜내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시장은 28일 오후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년 전 암울했던 작은 도시 영천을 신성장도시 반열에 올려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경상북도를 살릴 유일한 사람이 야전사령관인 김영석뿐"이라며 자신이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영천 등지에서 지지자 300여 명이 올라와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며 "김영석 도지사"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군복을 입고 참석해 김 시장에게 깎듯이 거수경례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다음 도정을 이끌 도지사는 정치의 달인이 아닌 행정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동안 지방을 외면한 채 양지에서 중앙정치에 몰두한 국회의원보다는 음지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울고 웃는 현장의 지방행정가 출신이 경북도민의 민의를 진정으로 보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김 시장은 자신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혜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추진력과 10여 년 동안 해외 대사관 근무로 국제적 감각이 풍부하다"며 "글로벌 경북을 이끌 최고의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김 시장은 또 3선 임기를 마치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도정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며 김 지사를 향한 구애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영천의 머슴을 자처하고 어려움에 처해있던 영천의 발전만을 생각하며 희망을 만들어낸 본인만이 '포스트 김관용'으로 도정을 계승 발전시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약으로는 23개 시군의 기초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도민회의 구성과 경북 북부권 신도청을 중심으로 한 명품신도시 건설, 동해안 발전본부를 제2청사로 승격시키고 탈원전 종합대책 수립, 서부권 4차산업 혁명 주도, 남부권 글로벌 코스메틱을 중심으로 한 신한류 주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대구경북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라며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빠른 시일 내에 이전시키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대구취수원 문제도 "대구, 구미와 연대해 두 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도지사가 될 경우 봉급 전액을 독거노인, 결손가정, 어려운 이웃 등 지역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하고 "경북을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도약시켜 나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시장 직 사퇴시기에 대해서는 3월 15일 이전에 자유한국당 경선룰을 지켜보며 사퇴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구겨진 경북의 자존심과 상처는 박근혜 탄핵 앞장선 국회의원 때문
김 시장은 이미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비참하게 구겨진 경북의 자존심과 상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국회의원들 때문"이라며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과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을 겨냥했다.
그는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우리가 뽑았는데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분열이 돼 탄핵이 된 거 아닌가"라며 "대구경북에서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이 2명 있다. 포항에 한 명 있고 중부에 한 명 있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그분들이 얼굴을 들고 경북을 살리겠다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탄핵으로 당 자체가 풍비박산 났다. TK(대구경북)의 중심에 한국당은 완전히 쪼그라져버려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유진 구미시장을 '금수저'로, 자신을 '흙수저'로 표현한 김 시장은 "흙수저가 영천을 성장 거점으로 탈바꿈 시켰지만 구미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저는 야전사령관으로 뚝심 있게 나가지만 남 시장은 참모 스타일"이라고 깎아내렸다.
한편 김영석 시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나이지리아와 불가리아 주재 대한민국 참사관 등을 지냈다. 이후 지난 2007년 보궐선거로 영천시장에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