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은 희생자 가족들에게는 통곡의 현장이지만, 화마와 사투를 벌였던 소방관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통한의 현장이다.
제천소방서 소방관들은 늑장 대응 책임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기가 대거 떨어졌음은 물론 구조를 기다린 이들을 많이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떠나지 않고 있다.
이런 소방관들에게 한 유족이 "모두들 고맙다. 결코 기죽지 마라"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30일 오전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소방관 6명이 한 유족을 향해 둘러섰다. 그는 이번 사고의 희생자인 故장경자씨 남편 김모씨다.
고개를 숙인 소방관들에게 김씨는 "여러분들은 할 일 다 했다. 전문 요원도 아닌 여러분들이 목숨 걸고 진화에 나선 걸 잘 안다. 고맙다. 결코 기죽지 마라"고 당부했다.
소방관들이 돌아가자 김씨는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지금 생각하면 내가 뛰어 올라갔어야 했다"며 "당시 2층에는 불길이 없었다. 서둘러 연기를 배출시켰으면 많이 살렸을 것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소방관들은 정말 고생 많았다. 하지만 대형사고에 대처할 매뉴얼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사고 후 하루도 빠짐없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사랑하는 집사람이 여기 있는데 내가 어딜 가겠는가?"라며 눈시울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