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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신광태

ⓒ 신광태

500원짜리 동전 18개, 100원짜리 668개, 50원짜리 73개, 10원짜리 125개. 외국동전 20개를 제외하면 모두 8만700원입니다.

종무식을 앞둔 지난 12월 29일, 세 아이가 화천군 사내면사무소를 찾았습니다. 형제인 듯 보이는 아이들은 비닐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이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주세요."

아이들이 건넨 봉투엔 동전으로 가득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저금통을 깬 돈이랍니다.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을까!

"큰 아이(엄윤상, 7)가 4살 때부터 심부름을 하면 준 100원짜리와 500원짜리를 저금했고, 그것을 가져간 것입니다."

처음 윤상(7)이가 저금을 시작한 건 장난감을 사기 위함이었답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게 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는 말에 아이가 생각을 바꾸었다는 게 윤상이 어머님 설명입니다.

같이 왔던 아이들은 동생 준상이(4), 새별이(2)랍니다. 형이 하는 선행을 간접적으로 가르치려는 부모님 의도였다는 건 한참 후에 알았습니다.

"우리 사내면에 군청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대여소 있잖아요. 아이가 좋아 하는 거 많이 빌려가세요."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이 말뿐이었습니다. 수천만 원을 받은 것보다 더 큰 감동입니다. 이 소중한 돈은 1월2 일, 공동모금회로 보내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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