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인 시민 사회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던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이 진보진영과 선긋기에 나섰다. 전남지역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집한 6월 지방선거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등록결과 장 교육감은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8년 동안의 진보교육감 추대 운동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원회(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는 3일 전남도의회 2층 회의실에서 '전남교육권리 장전'선포와 후보등록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는 진보교육감 후보 등록 마감 결과 모두 3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등록한 후보는 구신서(60)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장석웅(63) 전 전교조 전국위원장, 정연국(64)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등이다.
관심을 끌었던 장 교육감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장 교육감은 지난 2010년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진보교육감 추대위원회 후보로 선정돼 전남도교육감에 당선됐다. 지난 2014년에는 진보진영과 정책연대를 통해 사실상 진보교육감 후보로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이력의 장 교육감의 불참은 진보진영과 사실상 '결별'로 보는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전남추진위 오승주 공동대표는 이날 "결별 아닌 차이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장만채 현 교육감을 진보교육감 후보로서 직접지지 운동을 벌였고, 지난 4년은 정책협약을 맺었다"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정교과서 대응 문제 등 정책 이견, 방향성 차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장 교육감에게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도민의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새로운 진보교육감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추진위 한 관계자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 장만채 교육감이 보궐선거가 예상되는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선거와 전남도지사 선거, 도교육감 선거를 두고 망설이다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보교육감 활동의 연속성 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야망에만 골몰한다는 뜻이다.
장만채 교육감 측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장 교육감 측 한 관계자는 "사실 2선 교육감으로서 진보교육감 후보 경선에 참여한다는 것은 너무 협소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도지사 후보로서도 경쟁력이 있다"면서 도지사 출마도 저울질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후보로 등록한 3명의 후보들은 진보교육감의 승리를 다짐했다.
구신서 전 전남 지부장은 "촛불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정의와 청렴교육을 실천하겠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지역사회의 소통으로 교육의 희망을 일구겠다"고 다짐했다.
장석웅 전 위원장은 "시장논리와 관료주의에 휘둘려온 전남의 교육적폐를 청산하고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전남교육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연국 전 전남 지부장은 "학생들에게 도전하는 꿈을, 교직원들에게 열정과 사명감을, 학부모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도민들에게는 힘찬 동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보교육감 전남추진위는 후보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전남추진위에 추진위원으로 참여하면, 진보교육감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인단이 된다.
현재 전남 추진위에는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2월 30일까지 모집한 단체 314곳, 개인 5만8천721명이 참여하고 있다. 추진위원 모집은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며, 17일 최종 마감한다.
전남추진위는 5일부터 25일까지 전남 22개 시군을 순회하며 후보자들의 정책설명과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후 16~27일 이틀 동안 전남추진위 도민여론조사를 한다. 2월 2, 3일에는 선거인단 및 선출대표단 현장투표를 이틀 동안 진행한다. 2월 4,5일에는 선거인단 ARS투표를 실시한다.
후보 선정은 3가지 방식을 합산해 결정한다. 전남추진위는 오는 2월 6일 추진위원 직접 투표 60%, 일반도민 여론조사30%, 단체의견 10%를 합산해 전남추진위 도민후보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