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이후 장충단과 남산에 얽힌 역사를 전시한 '장충단, 기억의 공간'을 장충단공원에 조성하고 지난해 12월 20일 문을 열었다.
'장충단, 기억의 공간'은 장충단공원 내 공원장충경로당 지하 1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168㎡(35평) 크기의 상설 전시실이다. 이 전시실은 군인들의 제향 공간이었던 장충단과 민족의 성산으로 목멱산이라 불리던 남산이 본래의 모습을 잃고 일제에 의해 공원화된 역사적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마련됐다.
'장충단과 남산이 들려주는 역사이야기'라는 주제로 동국역사문화연구소장의 자문과 자료 감수를 받아 콘텐츠를 채웠다. 자세한 체험을 하기 위해 지난 2일 장충단 기억의 공간 전시 관리 담당 안내를 받아 전체를 둘러봤다.
전시실은 ▲ 장충단의 건립부터 현재까지를 보여주는 '장충단을 만나다' ▲ 중구가 장충단과 남산에 조성한 도보탐방코스를 통해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사를 따라 걷다' 등 2개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시작되는 '장충단을 만나다'에서는 장충단의 모든 것을 시간 흐름에 따라 펼쳐놨다. 건립배경과 과정, 일제에 의해 훼손되는 시련, 해방 이후의 모습 등을 중앙과 벽면에 다양한 사료로 꾸몄다.
'역사를 따라 걷다'에서는 장충단공원이 시점인 '장충단 호국의 길'과 '남산 기억로'를 소개한다. '장충단 호국의 길'은 장충단공원 일대에 분포한 역사유산들을 해설사와 둘러보는 도보탐방코스다. 장충단 비에서 남산 자유센터까지 10개 지점을 거치는 1.3km 코스로, 유관순, 이준 열사 등 애국지사 동상과 독립운동 관련 기념비들이 밀집해 있다.
이번에 선보인 '남산 기억로'는 일제가 식민지 지배의 교두보로 활용한 남산의 어두운 역사를 담은 도보탐방코스다. 통감관저(현 위안부 기억의 터), 통감부(현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경성신사(현 숭의여대), 조선신궁(현 안중근기념관 일대) 등의 흔적을 해설사와 같이 짚어볼 수 있다.
'장충단, 기억의 공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구는 앞으로 스크린 영상 등 콘텐츠를 추가하고 전시실 안내사도 배치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장충단이 감당했던 역사의 비운을 알리는 콘텐츠가 부족했다"면서 "이곳을 통해 몰랐던 역사를 깨닫고 교훈을 새겨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