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 의해서 뽑히는 것을 시장이라고 한다. 본질 자체가 시민을 위한 마음이 있어야 하며 시민에 의해서 이뤄져야 하고 책임 또한 함께 져야 한다."
한기남 서산시 소상공인연합회장(49)은 최근 올 시행되는 지방선거 서산시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서산시민을 위해서 시민중심의 관점에서 시정을 펼치겠다"며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완섭(새누리당) 70.38% VS 한기남(새정치민주연합) 29.61%.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서산시장선거 득표율이다. 두 후보 간의 득표율 차는 40.77%p 한마디로 완패다.
사실 충남 서산은 전형적인 농촌 중소도시로 국회의원과 현 시장, 그리고 서산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자유한국당 일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당시 45세의 젊은 나이로 도전한 한 회장에게는 쓰라린 패배의 맛을 봤지만, 아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결과를 곱씹으며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서산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한기남 서산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의 각오는 다부지다. 한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당시부터 '보수 텃밭'인 서산에서 야당의 길만 걸어왔다.
또한, 특이한 이력으로는 책 방송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방송국을 운영해오다, 지금은 책에 관련된 전문경영인이 인터넷 방송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행복, 복지, 희망 서산을 만들겠습니다"라며 당차게 도전했던 한기남 회장은 뼈아픈 패배를 맛보며, 그동안 재도전을 위해 꾸준할 활동을 펴왔다.
다시 재도전에 나서게 되면서 무엇보다도 한 회장의 든든한 후원자들은 세 딸과 아내다.
"간혹 왜 되지도 않는 민주당 쪽에 서서 선거에 나서느냐"는 주위의 반대에 부딪힐 때면 가족들이 용기를 준다고 한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다시 재도전에 나서는 한 회장의 생각을 들어 보기 위해 지난 7일 오후 한 커피숍에서 만나 90분간 그를 인터뷰했다. 이날 한 회장은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자신의 차를 이용해 연탄 봉사를 막 마치고 오던 차였다.
"서산에서 절실하게 발전할 것이 무엇인 거 고민해야 한다. 환경, 문화적, 자영업이 잘 살 수 있는 발전 그리고 교육, 의료 등 종합적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아무리 공장이 많아도 사람이 살지 못한다면 그 발전이 무슨 소용 있는가"라고 한 회장은 반문하고 있다.
그러면서 서산 발전에 대해 "결국은 사람 중심, 시민 중심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그것이 곧 발전이다. 시민들은 도시 확장을 기대하고 있고 상권도 형성되어 있지만, 번화하는 상권은 임차료가 비싸서 힘들고, 구 상권은 임차료는 싼 데 비해 사람이 없어 힘들어지는 상황 등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이 예측 가능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시민과 공감하고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그런 서산시를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출마 이유와 함께 앞으로 서산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어 나갔다.
"시민이 먼저이고 우선인 서산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서산은 성장한듯하지만 실제는 큰 위기다. 발전이라고 하면 도시 확장 등만 말한다. 그러나 그런 발전과 함께 복합적으로 시민의 삶과 경제도 같이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특히, 한 회장은 지난 12월 최근 서산에서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산업폐기물 매립장'과 관련해, 주민대표가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가족과 함께 단식농성장을 찾아 두 끼 동조 단식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 회장의 아내는 매주 서산시청 앞에서 산폐장까지 도보 행진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시민을 외부세력과 선동세력 등으로 매도하는 것은 어리석고, 굉장히 옳지 않은 생각이다. 정말로 필요한 시설이라면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환경과 생명권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위해 자치단체는 시민의 아픔을 같이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얼마 전 서산지역 언론에서는 서산시장 출마예상자들의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한 회장은 지난 11월 여론조사에서는 2위, 12월 여론조사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른 감은 있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서 한 회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시민과 의리, 정치이념에 대한 의리가 변치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감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대에서는 문재인 특보를 했고, 19대에서는 특보단 상임 부단장까지 맡아 최선을 다했다. 중앙정부와 소통이 원활하다. 서산시에 필요한 심부름을 가장 잘할 수 있다."
또한, 한 회장은 2014년 첫 도전에서 현 이완섭 시장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무엇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당시 서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아주 낮았다"면서 의미 있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정당 지지율을 웃도는 29, 6%의 득표율을 보여 최대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며, 시민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대표선수로 뛰었다. 이전에는 선거에 대한 분노가 없었던 거 같다.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의 선수로서 불의에 대해 분노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서산의 발전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에 대해서 한 회장은 인터뷰 내내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행정 경험이 없는 것을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실제 시장의 역할은 시민과의 소통 그리고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과 조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정 경험이 없다고 시장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을 접하지 않은 시장이라 할지라도 시민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소통하면 훨씬 나은 비전을 가지고 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정권교체가 되어 여당이 되었지만, 이전까지는 계속 야당의 길만 걸어왔는데, 모든 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한 회장은 "서산 토박이로 살아오면서 어느 자리든지 열심히 찾아다니며 격의 없이 소통하려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시장은 모시려고만 했다. 모시는 시장님이 아닌 소통하는 시장이어야 한다. 시민을 위해서 정말 일을 잘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서산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을 하면서 지역경제와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대안과 관련해서 한 회장은 "실제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많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산시는 그런 것이 전무하다"면서 "빅데이터를 보면 서산 자영업자의 1년 내 생존율이 50% 미만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무너져가는 자영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면 충분히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회장은 "자영업자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는 기금 마련 등을 통해서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1월 말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회장에게 끝으로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질문을 하자, 서산시 환경문제 예를 들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서산지역의 미세먼지 등 환경 관련해서 중앙정부 차원의 많은 지원이 절실하다. 시민이 살고자 하는데 이를 불순세력으로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치단체에서 할 역할을 시민들이 하고 있다. 또한, 환경문제가 해당 지역의 님비현상이 아닌 결국은 전체 서산시민의 문제다. 시민이 우려하는 문제를 시가 책임져주지 못하면 시민들이 갈 곳이 없다. 시민을 위한 서산시가 되어야 한다."
한편, 한 회장은 서산에서 동암초등학교, 서산중학교, 서산중앙고등학교(전 서산농고)를 졸업한 후,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단국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를 수료했다. 또한,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의 국민특보와 특보단 상임 부단장으로 활동했으며, 충청남도 도민감사관을 지내고 현재는 서산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