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 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다."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일상 곳곳의 사회적, 경제적 '갑질'을 지우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을 부각했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삶을 삶 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라면서 국회를 향해서도 "노동시간 단축 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재벌 총수 일가 지배력 확장 억제하겠다"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에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흔들림없는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면서 "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재벌 개혁 등을 언급하며 '공정 경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다"면서 "이는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벌 대기업의 세계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천화재참사 등 최근의 국가 재난을 상기하며 국민 안전시스템도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특히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 등 3대 폭력 추방을 강조하며 "범정부적인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새로 도입되는 복지 정책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소개하기도 했다.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치매국가책임제 ▲ 의료, 주거, 교육, 보육 국가 책임 및 공공성 강화 ▲ 대부업 포함 법정 최고금리 24% 인하 ▲ 모태펀드 지원 및 혁신 모험펀드 출범 ▲ 연대보증제도 전면폐지 ▲ 노동자 휴가지원제도 지원 ▲ 노인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지급 및 보육료 단가 인상 등이 그 예다.
"개헌은 국민 희망, 정략돼서는 안돼"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건국 100주년'을 다시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 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한다"면서도 "양국이 함께 노력해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가야한다"며 한일간 외교적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다"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할머니들이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9일 진행된 남북고위급회담은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다"고 반겼다. 문 대통령은 "이제 시작이다"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덧붙여 강조한 부분은 개헌 시기였다. 국회를 향해서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도록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투표 동시 실시는)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다"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기를 거듭 요청한다"면서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길 촉구한다. 정부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동시 투표를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을 향해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