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지난 2011년 10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 부부 미국 방문 때 영부인 김윤옥씨의 명품 쇼핑에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보다 1년 전인 2010년 10월 벨기에 방문 때에도 김씨가 고가의 명품 쇼핑을 했다는 증언이 당시 수행 관계자로부터 나왔다.
이는 현재 제기된 명품 쇼핑 의혹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 부부의 외국 방문 때에는) 쇼핑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반박하는 가운데 나온 증언이라 주목된다. 벨기에 쇼핑 때 쓰인 돈이 국정원 특수활동비였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10년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이 전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열린 ASEM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를 방문했고, 동행한 영부인 김씨는 'ASEM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과 '한식세계화 프로그램' 등에 참석했다.
당시 이 일정에서 김씨를 수행한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지에 도착한 다음날(4일) 첫 일정이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그 일정에 앞서서 명품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아침에 (매장에 쇼핑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옆에 루이즈라는 명품매장이 모여 있는 거리의 샤넬(Chanel) 매장에 갔다"라고 구체적인 장소도 증언했다.
그는 "왜 아침부터 쇼핑을 하는지 이상했는데, 쇼핑할 시간이 그때 말고는 없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그 자리에서 30분도 되지 않아 3000유로(당시 환율로 약 450만 원)가 훌쩍 넘는 명품 2~3개를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매장에도 갔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씨는 지난 2011년 이 전 대통령과 함께 간 미국 방문에 앞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달러로 받았고, 이를 명품 쇼핑에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이 전 대통령의 측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 내용을 제보받았다"라며 "자신이 특활비 1억 원을 지시에 의해 받았고, 이걸 달러로 바꿔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장에게 줬으며, 그것이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여사가 2011년 미국 방문 시 명품을 구입했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라며 "당시는 공식적인 국빈방문으로, 대통령 부인의 스케줄은 거의 대통령과 함께하거나 초청국이 주관하는 행사, 방문 일정으로 짜여 있어 쇼핑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기자들에게 계속 취재를 당하는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게 명품 쇼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고 다수 언론이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번 벨기에 명품 쇼핑 증언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