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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다. 잿빛 깃털이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윤기가 흘렀다. 반짝반짝 빛나는 잿빛의 점들이 연결돼 있는 그 모습은 한편의 유화를 보는 듯도 했다. 바로 무리 지어 주남저주지 한가운데서 쉬고 있는 재두루미들의 모습이다.

24일이른 아침 만난 200여 마리의 재두루미 무리는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이동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주남저수지에서 잠을 청한 녀석들은 인근 동읍 평야의 들판으로 먹이활동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저 멀리 혹한의 시베리아의 겨울을 피해 남하한 재두루미들이 찾은 곳이 바로 이곳 주남저수지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은 종이다. 그만큼 만나기 어려운 귀한 겨울철새다. 국내에서도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철원을 제외하면 주남저수지가 국내 최대의 월동지일 것이다.

이 고고한 녀석들은 특히 예민한 감각을 지녔다. 그래서 왕왕 일어나는 큰 하천들의 개발행위는 이들을 내쫓는 결과를 초래한다. 낙동강 해평습지 또한 이들의 월동지로서 자리매김을 했으나 4대강 사업의 여파로 그곳을 찾는 재두루미의 수는 최근 극감했다. 인간의 간섭이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하는 이유다.

최근 창원시가 '주남 새드리길 생태탐방로 조성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논란이다. 재두루미의 이동로에 탐방 길을 조성함으로써 재두루미의 이동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측면에서 탐방로 등을 계획하는 것까지는 허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부분은 최소화해야 한다. 창원시처럼 재두루미의 이동로조차 고려하지 않은 탐방로 계획이 수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예민하고 귀한 겨울 손님인 재두루미와의 공존을 깊이 생각하는, 창원시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해본다.



#모이#재두루미#겨울손님#주남저수지#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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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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