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4월 23일 텍사스 주 아마릴로 소방서(Amarillo Fire Department) 소속 소방대원 브라이언 헌튼(Brian Hunton)은 출동 중 발생한 차량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당시 나이 27세.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던 헌튼은 사고 충격으로 소방차에서 튕겨져 나갔고 사고 발생 뒤 이틀 만에 사망하게 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는 브라이언 헌튼과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서약서, 'Brian Hunton National Seat Belt Pledge' 작성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 캠페인은 미국순직소방대원재단(National Fallen Firefighter Foundation)이 추진하고 있는 'Everyone Goes Home' 프로그램, 즉 '모든 소방대원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필자 의역)' 라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3만 여 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100만 명의 소방대원으로부터 서명 받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서약서의 내용은 간단하다.
"I pledge to wear my seat belt whenever I am riding in a Fire Department vehicle. I further pledge to insure that all my brother and sister firefighters riding with me wear their seat belts. I am making this pledge willingly; to honor Brian Hunton my brother firefighter because wearing seat belts is the right thing to do.""나는 소방차에 탑승할 때마다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을 서약합니다. 또한 나와 같이 차량에 탑승하는 모든 소방대원들의 안전벨트가 확실히 착용되었는지 확인할 것도 맹세합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므로 동료 소방관인 브라이언 헌튼을 기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 서약을 합니다." (필자 의역)
이 캠페인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소방대원들의 안전벨트 착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소방대원들은 여전히 안전사각지대에서 무모한 모험을 즐기고 있다.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마다 상당수의 소방대원들이 출동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순직하고 있다. 2016년도의 경우 19명의 소방대원이 차량사고로 순직했다.
이중에서 3건의 사고는 안전벨트 착용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나머지 3명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한 케이스다.
대한민국에서도 소방대원들의 안전벨트 착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비좁은 소방차 내에서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뒤 안전벨트를 하는 것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소방대원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안전벨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소방차의 무게가 통상 19톤~30톤에 달한다는 점만을 고려 해봐도 추돌사고나 전복사고 발생시 탑승한 소방대원들의 위험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람을 살리는 소방차와 소방대원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만 그 존재감이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이전에 자신의 안전부터 확보하는 것이 바로 안전 국가대표의 의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