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에 있는 낡은 문화와 교육을 버리고 바꾸어서 새로운 학교문화와 교육으로 바꾸자는 혁신학교정책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째. 학교 밖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미래교육'을 얘기하고 있는데, 학교 안에는 여전히 낡은 과거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많다. 하루빨리 바뀌어야할 학교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학교문화와 교육의 모습을 하나하나 드러내면서, 어떻게 바꾸어가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기자 주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교외체험학습으로 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결석일수가 학교에 따라 최대 54일까지 차이가 난다.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가장 적은 초등학교는 '연간 6일 이내'인 대전과 전북에 있는 초등학교이고,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는 '연간 60일 이내'인 경북에 있는 초등학교다. 경북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중에서도 학교에 따라 최소 '연간 7일 이내'에서 '연간 60일 이내'까지 최대 53일 차이가 난다.
이것은 기자가 학교알리미 홈페이지(
http://www.schoolinfo.go.kr)에 올려있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200여 개 초등학교들의 2017학년도 학교규칙을 살펴본 결과다.(*17개 시도별로 분석한 내용은 첨부문서 참조)
학교마다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들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은 말 그대로 출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시도별 또는 학교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출석일수는 수료와 졸업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출석 인정 결석이 며칠이냐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상급학년으로 올라가기 위한 수료와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기준을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으로 정해 놓고 있다.
제50조 (수료 및 졸업 등) ②학생의 각 학년과정의 수료에 필요한 출석일수는 제45조의 규정에 의한 수업일수의 3분의 2이상으로 한다. <초중등교육법> 출석일수가 해당 학교 '수업일수의 3분의 2'에서 하루만 모자라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거나 졸업하지 못한다. 또는 2016년부터 크게 불거졌던 교육농단의 정유라처럼 졸업이 취소되는 일도 생긴다. 따라서 어느 시도에서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출석 인정 결석이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아이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할 때는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또한 어느 시도의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달라지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다.
학교마다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다른 까닭?학교마다 또는 각시도별로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다른 까닭은 왜 일까? 바로 관련 법조항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8조 5항 내용 때문이다.
제48조 (수업운영방법 등) ⑤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할 수 있다. 이 경우 학교의 장은 교외체험학습을 학칙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수업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현재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는 학교별로 정하게 되어있다. 출석 인정 결석일수를 학교마다 정하다보니, 학교마다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다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학교마다 달리 적용해서 생기는 혼란 때문에 관련법에는 학교마다 정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특별히 5개 시도교육청(서울특별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전라북도교육청, 대구교육청)은 교육청 지침으로 똑같은 일수를 정해서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시도교육청 지침으로 정해도 시도별로 출석 인정 결석일수가 다르기 때문에 그로인해 생기는 문제는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수료와 졸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출석인정결석일수는 학교마다 따로따로 정하게 할 게 아니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전국의 초등학교를 똑같이 제시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학교 교육에서 학교 사정에 따라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해서 할 게 있고, 법령으로 정해서 전국의 모든 학교가 같이 할 것이 있다.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일수는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정해서 하는 것보다 국가에서 법령으로 정해 주는 것이 학교현장의 문제점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교외체험학습'인가? '현장체험학습'인가? '교외체험학습'이라는 용어도 혼란스럽다. 전국의 초등학교 학교규칙을 살펴보니 '교외체험학습'을 '현장체험학습'과 혼돈해서 쓰는 학교가 많다. '현장체험학습'은 또 교육과정 안에서 학년이나 학급단위로 가는 '현장체험학습'과도 혼돈해서 사용하고 있다. 서로 혼란스럽지 않게 관련 용어를 정리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외체험학습'이라고 되어 있고, 2017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교육부)'에는 '교외체험학습'과 '현장체험학습'을 같이 쓰면서 '교외체험학습'속에 '현장체험학습'을 포함시키고 있다.
• 교외체험학습 출결 처리◦기간 및 횟수 :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학칙이 정한 ◦내용: 현장체험학습, 친인척 방문, 가족동반 여행, 고적 답사 및 향토행사 참여 등 ※정상적인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을 주는 과도한 체험학습 허가 자제('2017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교육부. 65쪽)이처럼 '2017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교외체험학습'으로 되어있지만, 이 기재요령 작성 근거가 되는 교육부 훈령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는 '현장(체험)학습'으로 되어 있어서 학교 현장에 혼란을 더 하고 있다.
2. 결석 나. 다음의 경우에는 출석으로 처리한다. (3) 학교장의 허가를 받은 "학교ㆍ시도교육청ㆍ국가를 대표한 경기, 경연대회 참가, 산업체 실습과정(현장실습), 훈련 참가, 교환학습, 현장(체험)학습, 「학교보건법」제8조에 따른 등교중지 등" 출석하지 못한 경우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시행 2017.3.1.] [교육부훈령 제195호, 2016.12.27, 일부개정] [별지 제8호] 출결상황 관리 중, 부분)[제안①] '학교체험학습'과 '개인체험학습'으로 구분해야기자의 생각으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하는 '교외체험학습'이란 용어를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하는 '(현장)체험학습'과 구분해서 '개인(현장)체험학습'이라 해야 맞다고 본다. 왜냐하면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하는 '(현장)체험학습'도 대부분 '교외(학교밖)'에서 하는 '교외체험학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험학습'이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어반복일 수밖에 없는 '현장'이란 말도 쓰지않고 '학교체험학습'과 '개인체험학습'으로 구분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제안②]학교마다 다르게 나타내고 있는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 규정 내용교외체험학습 결석 인정 결석일수 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도 있지만, 각 학교 규칙에 나타난 교외체험학습 출석 인정 결석 규정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들 또한 서로 다르게 나타낸 곳이 있어서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문서 참조)
- 국내외를 구분하는 학교와 구분하지 않는 학교 - 학기별로 구분하는 학교와 구분하지 않는 학교 - 휴일을 포함하는 학교와 포함하지 않는 학교 - 1회 연속일을 정한 학교와 정하지 않은 학교 - 기본일수만 규정한 학교와 추가 인정일수를 규정한 학교 - 일수로 정한 학교와 주일, 개월로 정한 학교오랜 초등학교 현장교사 경험을 가진 기자가 봤을 때, 교외체험학습 출석인정결석 규정을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들의 혼란을 없애고, 학교의 행정편의를 위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할 것을 제안한다.
- 규정을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학교규칙으로 결정하거나 시도교육청 별로 다르게 규정할 게 아니라, 전국의 학교들이 똑같이 적용될 수 있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넣는다. - 1회 연속일수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총 기간만을 제시한다. - 기본 일수만 제시하고 추가인정일수는 제시하지 않는다. -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연간 총 일수를 제시한다. - 학기별로 구분하지 않고 연간 총 일수만 제시한다. - 휴업일은 포함하지 않는다. - '주일'과 '개월'이란 말은 적용할 때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5일', '15일','30일'과 같은 일수나 '수업일수의 몇 %' 또는 '수업일수의 몇분의 몇'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제안③] 관련법에 명시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정확한 용어를 제시·사용해야'교외체험학습' 규정이 학교마다 다르고, 용어도 표현방법도 서로 달라서 학교, 학부모, 학생들에게 혼란을 많이 주고 있는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교외체험학습 출석인정결석일수를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가 똑같게 규정해 놓아야 하고, '교외체험학습'과 '현장체험학습' 용어도 '학교체험학습'과 '개인체험학습'으로 명확히 구분해서 쓰고, 출석인정기간을 나타내는 표현방법도 정리해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교육부 생활기록부 기재 요령,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에서 정확하게 써야 한다.
이번에 전국의 초등학교 학교규칙을 살펴보다보니, 공공기관 정보공개관련 법규로 반드시 해야 할 학교규칙을 공시하지 않은 학교가 다수 있었고, 학교규칙에 교외체험학습 관련 규정이 없는 학교도 있었다. 관련법에 따라 학교규칙을 최신 내용으로 개정해야 하나, 멀리 2012년부터 2013년, 2014년 개정이후 개정하지 않은 학교들이 의외로 많아서 학교규칙 내용이 옛 내용 그대로 있는 학교들이 많았다.
덧붙이는 글 | 전국의 200여개 초등학교를 무작위로 선정해서, ‘학교알리미’ 홈페이지(http://www.schoolinfo.go.kr/)에 공시되어 있는 학교규칙을 다운 받아서, ‘교외체험학습 규정’에 대해 살펴본 내용을 정리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다음 기사는 '교환교류학습'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