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겨레>의 영문 사설 하나 때문에 백악관이 난리가 났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나섰고, 외신 기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발단: 한겨레, 대북 타격 작전은 선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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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의 <무모하기 그지없는 ‘코피 전략’, 거론조차 말아야>한다는 사설을 번역해 보도한 한겨레 영문판 |
ⓒ 한겨레 영문판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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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한겨레> 영문판에는
< Trump's "bloody nose" strategy must be completely off the table>이라는 제목의 사설이 올라왔습니다.
<무모하기 그지없는 '코피 전략', 거론조차 말아야>라는 한겨레 사설을 번역한 기사입니다.
<한겨레> 사설은 북한의 핵 시설 등을 타격하는 '코피 전략'을 설명하며, 빅터 차 내정자의 지명 철회가 대북 강경파와 관계가 깊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겨레>는 강경파가 탄핵까지 거론되는 트럼프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대북 타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최근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제한적 대북 타격이 중간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한겨레, 2018년 2월 1일) <한겨레>는 '매슈 포틴저 NSC 보좌관이 대북 타격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한겨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전쟁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한 트럼프 정부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개: 월스트리트 서울지부장, 트럼프 정권 선거 때문에 전쟁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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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장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대북 타격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한 한겨레 영문판 사설 내용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
ⓒ 트위터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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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은 외신 기자 사이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진짜로 매슈 포틴저가 모임에서 '대북 타격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면 엄청난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저널> 서울지부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북 타격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한겨레>기사를 인용하고 링크까지 공유했습니다. 곧바로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이 트윗을 공유했고, 트럼프 정권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위기: 백악관 대변인, 그런 일 절대 없다. 무책임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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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대변인이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장의 트위터 내용을 반박했다는 미국 언론 기사 (좌)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장은 매슈 포틴저 발언을 검증 없이 보도한 한겨레 기사를 공유한 것은 실수였다며 삭제했다.(우) |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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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장의 트윗은 백악관 대변인이 언급하는 사건으로 확대됐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조나단 쳉 서울지부장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절대 그런 일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포틴저는 두 번이나 참전했던 해병 출신으로 군사적 행동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무책임한 내용을 말하면서 나에게 코멘트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조나단 쳉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장은 기존 트윗을 삭제하면서 실수였다고 밝혔습니다. 조나단 쳉 지부장은 "NSC에서는 이 보도가 '근거 없고(unsourced) 출처가 불명확하며(unbylined) 거짓(untrue)'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말: 근거 없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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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기자와 트위터리안은 이번 사건을 전혀 근거 없는 보도이자, 번역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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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이 보도되자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 포스트> 도쿄 지부장도 트위터에 언급했고, 이후 '전혀 근거 없는 보도'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4년간 한겨레와 조선일보를 번역했다고 밝힌 한
트위터리안(@oranckay)은 '한겨레에서 번역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더 컸다'라며 '따옴표를 지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백악관은 매튜 포틴저가 '대북 타격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한겨레>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즉,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발언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번역 과정의 오류 때문에 논란이 더 커진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CNN은 포틴저 선임 보좌관이 '코피 전략'의 지지자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쟁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는 사설에 담긴 뜻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번 해프닝을 보면서 언론이 문제적 발언에 대한 검증 과정을 꼼꼼하게 거친 것이 맞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