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북미 접촉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태도에 작은 변화가 나타났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펜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방문에 앞서 알래스카의 미군 기지 시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의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자"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라며 "이번 한국 방문에서 북한에 어떠한 대화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북한 측 관리와 만나게 되더라도 그동안 내가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평창 올림픽에 참석할 대표단에 북한에서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을 포함시켰고, 펜스 부통령이 천안함 추모관을 방문하고 탈북자를 만나는 등 대북 강경 행보를 예고했다.
펜스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먼저 일본을 방문한 뒤 오는 8일 한국에 도착하며, 북한도 9일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한다.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전후로 북한의 도발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올림픽 개막 전날 대규모 열병식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북한이 협력과 우정이 아닌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가 가는 곳마다 북한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이라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협력이 활발해져도 그것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야 하는 북한 정권의 실상을 가리지 못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북한 측과 어떤 형태로 만날 기회가 있을지 다 같이 지켜보자"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관계자들은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어떤 형태의 북미 접촉도 바라지 않지만, 펜스 부통령과 북한 측 관리가 우연히 마주치게 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