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이 10일 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을 일제히 보도하며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햇볕 정책'의 계승자"라며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멀어진 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해빙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정책을 고수하는 미국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라며 "문 대통령도 북한에 북미대화를 촉구하며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초청이 한국을 진퇴양난에 빠뜨렸다"라며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대북 정책을 놓고 미국과의 의견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영국 BBC도 "미국은 북핵 위기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이 북한의 매력적인 제안에 빠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라며 "북한의 초청으로 문 대통령이 난처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문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방문하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이라며 "남북 대화가 한반도 위기를 풀어나갈 광범위한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희망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북미 관계는 폭풍 전야"... 문 대통령의 선택은?CNN은 이날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의 만남을 '역사적 만남(landmark meeting)'이라면서도 북미 관계를 '폭풍 전야(calm before the storm)'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의 평창 올림픽 참석과 김정은의 초청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북한은 그 밖의 외교적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며 "북한은 폭풍전야 속에서 올림픽 이후를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한국이 북한과 접촉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균열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의 의도가 고립과 제재 완화라고 해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 대북 제재만 고집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라며 "만약 북미 관계의 적대감이 커져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면 한국이 가장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