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최을용, 이하 평택건가다가) 방문교육지도사들이 지난달 중국 칭다오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다문화가족의 다양한 삶을 직접 확인하고 왔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다문화가족을 돌보는 이들은 막상 다문화가족이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해 늘 궁금증을 안고 살았다. 지난 2일 칭다오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다녀 온 평택건가다가 6명의 방문교육지도사들과 최을용 센터장을 만나 이들이 중국에서 경험한 것들을 들어봤다.
#최을용 센터장낯선 한국생활에 힘들어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따스하게 보듬고, 다문화가정이 건강하게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평택건가다가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지난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
최을용 센터장은 "선생님들이 자부담으로 중국 여행을 하면서 칭다오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재능봉사를 펼치고 왔다"며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이 결혼해서 낳은 자녀들과 그 엄마들을 대상으로 문화체험과 교육을 진행했는데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들의 이러한 중국 현지 방문활동은 경기도 평택이 처음 일 것"이라고 말했다.
칭다오다문화센터는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이 결혼해 이룬 가정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 방문에는 평택건가다가 방문교육지도사 6명과 최을용 센터장, 그리고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병희 센터장과 방문지도사 4명 등 총 13명이 참여했다.
최 센터장은 "경기도협회에서 이전에 다녀온 경험을 선생님들께 설명했더니 봉사활동을 직접 준비하고 진행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한국어지도사인 김혜정평택건가다가 6명의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중국 여행을 계획하며 재능기부에 초점을 두었다. 여행을 통해 친목도모와 화합을 다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신들의 재능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한국어지도사인 김혜정씨는 "우리는 여행보다 재능기부가 목적이었다. 칭다오다문화센터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놀이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며 "가기 전에 수업 준비도 하고, 역할극도 해보고 만들기도 해보는 등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회성 수업이 되지 않도록 놀이재료, 책 등도 충분히 준비해 갔다. 다행히 반응은 좋았고 그만큼 보람도 컸다.
"각자 느끼는 보람은 다르겠지만 좋았어요.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알린다는 것이 선생 개인적으로도 보람 있는 것 같아요. 지자체에서 지원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우리가 여유가 있는 방학 때 재능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어요"#자녀교육·부모교육 김은희이번 여행에 함께 한 평택건가다가 방문교육지도사들의 평균 근무 연수는 10년이다. 교통편이 불편하거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센터를 찾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이동시간만 40~50분이 될 만큼 고되지만 일에 대한 자긍심은 이들을 계속 나아가게 한다.
"우리가 10~11년 정도 일하고 있는데 수업 일정이 달라서 같이 뭉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요. 지난해 통영으로 첫 여행을 다녀 온 후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인데, 외국 여행이고 재능기부를 위한 것이라 준비를 많이 했어요"자녀교육, 부모교육 담당 김은희씨는 "선생님들마다 노하우가 다르고 재능이 달라 다 같이 제안하고 자료들을 준비했다"며 "칭다오다문화센터 방문 전날엔 새벽 3시까지 자료를 접고 오리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열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재능기부에서 끝내지 않고 미리 준비해간 재료들을 어떻게 수업에 활용할 것인지 알려줬다. 또한 자료와 책을 준비해 지원했다.
#부모교육 고미현방문교육지도사는 3가지 업무를 한다. 결혼이민여성, 중도입국자녀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생활 정착을 위한 자녀생활서비스인 자녀지도 그리고 부모교육 서비스다. 각 가정을 방문해 지원한다. 센터에 나오기 어렵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교통비가 없거나, 자녀양육이나 집에 아픈 분이 있어서 돌봐야 하는 경우 등 센터에 나오기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해요. 친구처럼 언니처럼 관계가 맺어지다보니 한국생활 적응에 있어 방문교육지도사들의 역할이 크죠. 중요한 사업이라 생각해요. 낯선 한국에 와서 힘이 들 때 공부도 가르쳐주고 상담도 해주고 문화도 알려주는 등 중간역할을 하죠"힘든 상황에 놓인 이들을 직접 방문해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도움을 주기 때문에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정착 및 건강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람이 크다. 방문교육은 10개월~1년 정도 한국어를 배운 뒤 부모교육으로 이어진다.
#방문지도사 최승희방문교육지도사는 결혼이민자여성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교육을 위해 만났지만 한국을 친근하게 만나고 안정된 정착생활을 할 수 있는 친정 엄마와 같다.
"언어가 안 될 때 심적으로 어려울 때 우리와 만나 마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알아채고 도와주는 역할이죠. 가족 간의 소통이 안 돼 싸우고 다툴 때 많이 도와줍니다. 우리보고 '엄마'라고 하죠. 아이들에겐 할머니고."힘든 상황에 놓인 이들을 돕고 다독이지만 정작 그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는 데 아쉬움이 크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결혼이주여성들이 그들의 자녀,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이 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정이 잘 정착되면 사회적 비용도 절약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최을용 센터장은 방문교육지도사들에 대해 "지식도 전해주지만 정서적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와서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이 한국생활의 안정적인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보듬어 주고 괜찮다 한마디 해주는 것이 저희 스스로는 인생 살면서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