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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을 가르는 탄천에 원앙이 살고 있다. 지난 2월 7일에 기자가 수내역 인근 백현보에서 수컷 원앙 한 마리를 본 후 제법 발견되고 있다(관련기사: [탄천 친구들] 원앙).

수컷 원앙 지난 2월 7일자 기사에 게재한 사진으로 수컷 원앙이 수내역 인근 백현보를 걷고 있다.
수컷 원앙지난 2월 7일자 기사에 게재한 사진으로 수컷 원앙이 수내역 인근 백현보를 걷고 있다. ⓒ 강대호

지난 연휴 기간에는 수내역 인근 탄천 물억새 덤불에서 암수 여러 쌍이 목격되어 산책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평소 보기 힘든 원앙을 그것도 암수 여러 쌍을 확인한 기자는 겨울을 나려 북쪽에서 내려온 원앙 무리가 탄천에 터 잡은 것은 아닌가 하여 주변을 살펴보았다.

원앙 습성상 덤불이나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지내기 때문에 물가 덤불과 사람이 닿지 않는 나무들을 살펴보았다. 수내역 인근 탄천 서쪽 산책로로 백현보를 지나 백현교 방향으로 가는데 멀리서 새 울음소리가 들렸다. 작은 오리종 특유의 휘파람 소리였다.

원앙이 발견된 섬 수내역 인근으로 원앙이 발견된 지점은 사진 반대쪽이다. 탄천 서쪽 산책로에서 볼 수 있다.
원앙이 발견된 섬수내역 인근으로 원앙이 발견된 지점은 사진 반대쪽이다. 탄천 서쪽 산책로에서 볼 수 있다. ⓒ 강대호

그곳은 작은 섬이었지만 상류에서 떠내려온 유실물이 쌓여 제법 커진 섬이다. 섬 가운데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고 섬 바깥으로는 물억새 덤불이 무성하다. 그 덤불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산책로에서 약 50미터 떨어져 있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붉은 노란빛이 확실하게 보였다. 사진 찍어 확대했더니 원앙이다. 암수 수십 마리가 모여있다.

원앙(Mandarin Duck)은 오리과로 1982년에 천연기념물 327호로 지정되었다. 암수가 다른 색깔을 갖고 있으며 수컷의 몸 빛깔이 화려하다. 수컷은 오렌지색 깃털이 돋보이며, 암컷은 몸 전체가 갈색을 띠고 있다. 오리종으로는 특이하게 나무 위에 올라가며 주로 다른 새들이 뚫어 놓은 나무 구멍에다 번식한다.

중앙국립과학관 조류정보에 의하면 원앙은 한국, 일본, 러시아 북동부, 대만 등에 분포하며 최근 삼림이 우거짐에 따라 개체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간 계곡에서 번식하는 흔하지 않은 텃새지만, 겨울에는 겨울을 나려는 북쪽 무리가 내려오므로 봄, 가을의 이동 시기에는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번식기에는 암수 외에 무리를 형성하지 않지만, 비번식기인 겨울에는 북쪽에서 번식하는 무리와 합류하여 많은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고. 창덕궁 후원의 연못에서도 발견되며, 경기도 광릉숲에는 해마다 15~20여 마리의 무리가 번식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은 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아 그 보호나 보존을 법률로써 지정한 동물 등을 의미한다. 국가문화유산포털(www.heritage.go.kr)에 의하면 원앙은 세계적으로 2만~3만 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고, 그 모습이 아름다워 우리 선조로부터 사랑받아온 진기한 새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한다.

원앙 무리 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가에 모여있다.
원앙 무리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가에 모여있다. ⓒ 강대호

원앙 무리 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가에 모여있다.
원앙 무리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가에 모여있다. ⓒ 강대호

원앙 무리 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 사이에 모여있다.
원앙 무리원앙 무리가 물억새 덤불 사이에 모여있다. ⓒ 강대호

습성에서도 보듯이 탄천이 원앙이 터 잡기에 좋은 환경이다. 분당 탄천 인근에는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많이 있으며 인공으로 조성한 습지 공원도 여럿 있다. 모두 원앙이 좋아하는 환경이다.

특히 이번에 목격된 섬이 최적의 환경이다. 육지와 완벽히 단절되어 네발 달린 포식자가 들어오기 힘들다. 들어올 수 있다 하더라도 생존을 하기에는 영역이 너무 좁다. 나무도 울창하고 물억새 덤불도 엉클어져 원앙이 좋아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특히 백현보의 작은 폭포와 어도는 계곡과 비슷한 환경이기도 하다.

원앙 암수 한쌍 원앙 암수 한쌍이 물억새 덤불 사이에 있다.
원앙 암수 한쌍원앙 암수 한쌍이 물억새 덤불 사이에 있다. ⓒ 강대호

멀리서 확인한 원앙들은 대개 암수 짝을 지어 다녔다. 화려한 녀석 옆에 갈색 한 마리. 원앙새 암수 한 쌍이 함께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금실 좋은 부부로 비유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짝짓기 전에는 열심히 구애하고 번식 후에는 거들떠보지 않고 둥지를 떠난다고. 혹자는 수컷 원앙이 워낙 화려해 천적들 눈에 띄기 쉬워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떠난다 주장하기도. 그 속을 누가 알까.

부디 이번 겨울 잘 나기를 바라고 기왕이면 분당 탄천에서 번식하기를 꿈꿔본다.

수컷 원앙 지난 2월 7일 백현보 인근에서 혼자 헤엄치는 수컷 원앙
수컷 원앙지난 2월 7일 백현보 인근에서 혼자 헤엄치는 수컷 원앙 ⓒ 강대호

덧붙이는 글 | 원앙 무리 동향은 계속 취재할 예정입니다.



#원앙#천연기념물#분당 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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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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