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돈사 부지 입구로 들어가는 마을 도로까지 절단하며 돈사 건립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충남 서부면 거차리 주민들은 최근 마을 앞 도로를 자르고 차단 장치를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거차리 주민 김종덕 씨는 "주민들의 동의 아래 마을의 도로 4곳을 각각 10m씩 잘랐다"며 "등기부에 따르면 마을 도로는 주민들의 공동 소유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의 제보를 받은 기자는 지난 20일, 거차리를 방문했다. 제보 내용대로 마을 회관으로 진입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절단되어 있었다.
절단된 도로가에는 양쪽으로 철심이 박혀 있다. 하지만 마을 진입이 아예 불가능 한 상태는 아니다. 이에 대해 서정웅 마을 대책 위원장은 "자동차나 소형차는 얼마든지 통행이 가능하다"며 "다만 돈사를 건립할 때 쓰는 자재를 실어 나르는 대형트럭의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도로를 절단한 이유는 마을에 들어설 예정인 대형 돈사 때문이다. 돼지를 키우는 돈사의 경우 냄새에 의한 민원이 심하다. 게다가 구제역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경우 마을 주민들의 통행이 차단되어 불편을 겪는 일도 있다.
돈사가 불결하게 관리 될 경우, 여름이면 파리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돈사에서 발생한 파리가 마을 전체로 퍼져 민원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거차리 주민들이 돈사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또 있다. 마을에 대형 돈사가 들어 올 예정인데도 한마디 상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월 18일, 돈사 건축주인 H업체 돈사 진입로를 만들겠다며 마을의 야산을 훼손하기도 했다.
홍성 군청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홍성군청 관계자는 "업체 측에서는 해당 부지가 산지가 아닌 도로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쟁점이기는 하지만 군의 입장에서는 업체를 산지관련 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돈사 건축과 관련해 주민들은 '이에는 이'로 대응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주민들에게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돈사 건축이 추진되고 있다"며 "우리 주민들도 주민 소유의 땅을 주민들 뜻대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범 거차리 이장은 "마을 주민 회의를 통해 마을 도로를 차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업체가 돈사 건축을 포기하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는 도로를 복구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