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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전화통화에서 "조만간 대북특사를 파견할 계획이다"라고 말하면서 '누구'를 평양에 보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윤영찬 수석이 브리핑에서 '조만간'이라고 했는데 '조만간'보다 더 좁힐 수 있는 단어는 '금명간'이다"라고 말해 대북특사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금명간'이 오늘이나 내일 사이를 뜻하는 단어이긴 하지만, 실제 대북특사 발표는 빠르면 주말, 늦으면 다음주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북협상 전문가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한 후보?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북한 열병식 문제 등 북한 동향 및 안보 관련 현안을 비롯해,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안보상황 보고를 위해서 출석하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북한 열병식 문제 등 북한 동향 및 안보 관련 현안을 비롯해,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안보상황 보고를 위해서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대화를 지렛대로 북미 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비핵화 논의를 시작한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 점에서 '누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사로 가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대북특사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뿐만 아니라 특히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이뤄진 남북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인사가 대북특사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해 보인다. 서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남북대화 채널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연이어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단장을 모두 만났다. 

북한은 1차 대표단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2차 대표단에 김정은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평가받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포함시켰다. 

서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0일과 25일 각각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 배석했고, 김영철 부위원장이 떠나기 직전인 27일 조찬을 함께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간과 한미간 대화채널의 물밑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정원 3차장을 지낸 서 원장은 지난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각각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과 안보상황단장을 지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데 역할을 했고, 장성택·김양건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도 협상을 벌인 적이 있는 대북협상 전문가다. 

조명균 장관-정의용 실장 등도 대북특사로 거론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서훈 원장 다음으로는 거론되는 인사는 조명균 장관이다. 조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이 2월 10일과 2월 25일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 배석했다. 이어 27일 김영철 부위원장과 한 조찬에도 서 원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조 장관은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경수로기획단 정책조정부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 등을 거친 대북관계 전문가다.

특히 서 원장과 조 장관이 김 부위원장이 남측에 머무는 동안 그를 만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대화 국면을 어떻게 이어갈지 등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서훈-단장, 조명균-단원'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이 구성될 수도 있다.  

정의용 실장도 서 원장이나 조 장관 못지않게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이뤄진 남북대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하지만 외교부 출신인 정 실장이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관계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측면에서는 서 원장이나 조 장관보다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의사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종석 실장을 유력한 대북특사로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작부터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 논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 의혹 등으로 야당의 집중공격 대상이 돼 왔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이밖에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대북특사단 단원으로 남북대화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워커힐호텔에서 김여정 특사 등을 위한 오찬을 주최했을 때 정세현 전 장관이 참석했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2월 말부터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임동원 전 장관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대북특사로 활약한 바 있다.


#대북특사#서훈#조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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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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