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은 연중 각종 전시회가 열려 종종 들르는 곳이다. 참고로 코엑스몰은 2016년 신세계 그룹에서 임차 계약을 하고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명칭을 바꿨다. 이곳엔 전시장만큼이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다. 2017년 5월에 개장한 별마당 도서관(STARFIELD LIBRARY)이다.
쇼핑몰 한가운데 위치한 열린 공간이라 시끄럽고 불편할 것 같았지만 우려에 불과했다. 벽면의 대형 유리로 채광을 확보하고 책상에는 간접 조명이 설치해 책 읽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총면적 2,800㎡(약 850평)에 2개 층으로 구성된 이 특별한 도서관은 아침부터 밤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열린 도서관'이다. 특히 천장까지 이어진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거대한 서재에 들어선 기분이 드는 곳이다.
도서관 곳곳에는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다. 넓은 책상에 LED 스탠드가 설치된 자리가 있는가 하면, 의자만 있는 자리, 콘센트가 마련된 자리, 혼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1인석 등 이용객들의 특성을 고려한 특색 있는 좌석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콘센트를 갖춘 공간에는 노트북과 태블릿PC를 이용하여 공부하는 시민들도 많다.
길을 헤매기 좋은 코엑스몰에서 도서관은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데다,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많아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기 좋은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북카페 마냥 편안히 앉아 차나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다.
열린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서 일반 도서관처럼 조용하고 정숙한 분위기는 아니다. 별마당 도서관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잡지 코너다. 해외 잡지를 포함한 600여종의 최신잡지를 구비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잡지 코너가 제일 좋았다.
코엑스몰은 2000년 단일 지하 쇼핑몰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문을 열었으며, 당시 국내 최대의 영화 상영관이자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메가박스 코엑스점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면서 새로 개장했으나, 서울에 대형복합쇼핑몰이 많이 생기면서 불황을 겪어왔다.
별마당 도서관은 침체된 코엑스몰을 활성화시키고 도심 속 랜드마크가 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사람들이 책도 읽고 쉬기도 하는 장소가 되면서 코엑스의 명소가 되었고, 덕택에 코엑스몰 안에 있는 상점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고 있다고 한다. 코엑스몰 중간에 위치한 도서관을 찾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인근 음식점과 카페, 옷가게, 상점 등에 들러 코엑스몰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도서관 사서에 의하면, 도서관을 지을 때 일본 소도시 다케오의 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다케오 시는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지난 2013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콘셉트로 변신한 후 연 1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바뀌었다고.
별마당 도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10시 이후에도 조명은 그대로 켜져 있어 24시간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책 대출은 안 된다. 3월 중 봄을 맞아 소설가 성석제, 광고인 박웅현, 시인 유안진 등 가볼 만한 강연 행사들이 많다. (문의 : 02-6002-5600)
덧붙이는 글 | 지난 3월 1일에 다녀 왔습니다.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