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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신임 국장 지명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신임 국장 지명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자리를 물려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해스펠 부국장이 새로운 CIA 국장이 될 것이며 여성으로는 최초"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해스펠 부국장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여성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정보 수장이 된다.

1985년 CIA에 들어온 해스펠 부국장은 비밀공작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CIA의 스파이 활동을 총괄하는 국가비밀공작처(NCS)와 대테러 센터 등을 이끌었고 영국, 중남미 지국장 등 해외 경험도 있다.

해스펠 부국장은 성명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CIA 경력을 쌓은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신뢰하고 신임 국장으로 지명했다"라며 "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정보 당국에서 뛰어난 능력을 검증받은 해스펠 부국장의 국장 지명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잔혹한 고문 추종자가 CIA 국장으로 지명받았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해스펠 부국장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태국에 CIA의 비밀 감옥을 만들어 알카에다 조직원을 비롯한 테러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을 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문 장면이 담긴 녹화 영상의 파기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스펠 부국장은 2014년 국가비밀공작처장 대행을 맡다가 물고문 논란이 불거지며 퇴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잡자 'CIA 2인자' 부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마침내 국장 지명의 기회까지 잡았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시민자유연맹은 "폼페이오 국장이 모든 형태의 고문과 학대를 거부하겠다고 의회에서 선언한 CIA는 '고문 감옥'을 운영한 의혹을 받는 해스펠 부국장이 국장으로 지명된 이유를 미국 국민 앞에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해스펠 부국장이 고문 의혹으로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나 해스펠#미국 중앙정보국#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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