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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민중민주당 당원 강아무개씨가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민중민주당 당원 강아무개씨가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민중민주당 제공

"이명박을 구속하고 비리재산 환수하라."
"비리재산 환수하여 민의복지 실현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려고 차를 타고 논현동 자택을 나서는 순간, 한 대학생의 외침이 고요했던 주변을 흔들었다. 팔뚝을 흔들며 "비리재산 환수"를 외치던 그가 차량 무리에 조금 더 가까이 가려고 하자 여성 사복경찰 세 명이 앞을 막아섰다. 그러나 그는 차량이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꿋꿋이 자신이 준비해온 구호를 외쳤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소환을 생중계로 보던 누리꾼들은 "저 언니 멋있다", "언니 혼자(목소리를) 대변하네"라며 댓글로 응원 메시지를 던졌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날 오전 이명박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강아무개(21)씨.

민중민주당 당원인 강씨는 지난 12월부터 이 전 대통령 논현동 자택 앞에서 다른 당원들과 같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민중민주당은 재벌이나 기득권 세력이 부정축재로 취득한 이득을 환수하여 복지 재원을 확보하자는 '환수 복지'를 추구하는 정당이다.

그는 자신이 우연히 검찰 소환 당일 오전 8시~10시까지 1인 시위를 맡게 되어,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갈 때 구호를 외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렵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할 때마다 경찰이 끌고 가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많이 겪어봐서 괜찮다"고 답했다.

추운 날 새벽에도 방한복을 입고 1인 시위를 하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삼켜왔다는 강씨는 "(이 전 대통령이) 분명 민심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민중이 주인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며, 환수복지특별법을 제정해서 비리로 축적한 재산은 환수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진보·시민단체 "이명박 전 대통령 감옥 가야"

검찰청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검찰청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오전 9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들도 중앙지검 앞에서 "'범죄왕' 이명박을 구속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적용된 범죄 혐의만 20가지가 넘을 정도로 광범위한 불법과 비리를 자행했고, 국민의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해 자신의 치부를 위한 도구로 삼았다"며 범죄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수사받고 있는 범죄 혐의들을 비롯해 용산참사, 쌍용차에 대한 공권력 투입, 4대강 등 이명박 정부의 실책들을 언급하며 "이명박이 감옥으로 가는 것은 정의를 세우는 촛불의 요구이고 필연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의 심판과 단죄는 단호해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동시에 감방 생활을 하는 것은 권력을 사유화한 범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는 역사의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투쟁에 앞장서며 '굴뚝농성'까지 벌였던 이창근 전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명했다.

"검찰청으로 가고 있다. MB가 포토라인에 선다고 한다. 쌍용차 해고자 많이 가질 못한다. 치떨리는 이명박에 대한 분노보다 당장 오늘 먹고 살아야 하는 그 목구멍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10년 해고, 쌍용차해고자들의 꺾어진 삶의 시작은 MB, 너다. 너가 우리 인생 다 망쳤다!"

시민단체도 나섰다. 참여연대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볼 때 구속수사는 불가피하다. 대다수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뿌린대로 거둔다'는 인과응보이다"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범죄를 자백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게 대통령을 지낸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는 사실에 대해 자축하기도 했다. "국경일이다" "사탕과 함께 떡을 돌려야 한다"면서 '적폐 청산'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이명박소환#MB소환#이명박전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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