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의 첫 정치 활동은 당내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아래 특위) 위원으로 시작됐다(관련 기사 :
'배현진 환영식' MBC 기자 질문 거부한 홍준표).
14일 특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특위 구성 취지를 "파업 불참으로 인해 보복당하고 있는 언론인들을 위한 지원"이라고 밝혔다. 보복의 대표적인 예가 배 전 아나운서였다. 특위는 "배 전 아나운서가 업무 미발령 상태로 조명창고에 비치당한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라면서 "배 전 아나운서는 MBC 메인뉴스를 7년 동안 진행한 최장수 앵커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 전 아나운서가 입당식에서 토로했던 '조명창고 배치 문제'는 MBC 내부에서도 배 전 아나운서에 동조하는 입장과 이를 반박하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MBC 측은 배 전 아나운서의 발언 이후 실제 그가 근무했던 사무실 사진을 공개하면서 배 전 아나운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위는 배 전 아나운서 외에도, 방송 장악의 피해자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인호 전 KBS 이사장, 강규형 KBS 이사를 지목했다. "반인권적 협박을 자행해 강제해임을 시켰다"는 것. 이어 특위는 "이외에도 많은 언론인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배제와 부당인사로 고통받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특위는 이들이 해임된 사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과 그 홍위병 언론노조가 결탁했다"라는 두루뭉술한 배경만 드러나 있었다.
추혜선 "언론장악 사주한 당사자, 피해자 '코스프레'"
먼저 고영주 전 이사장의 경우를 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 4일 받아들인 방문진 이사회의 '고영주 해임' 사유는 'MBC 경영진의 불법 경영과 부도덕 은폐·비호' '이념 편향적 발언 등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 등이었다. 이외에도 'MBC 구성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MBC 특정 임원과 모의하고 교사했으며, 편파적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다수를 내세워 정관이나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방문진을 운영'했다는 사유도 들어 있었다.
이인호 전 이사장과 강규형 이사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등의 비위가 드러난 바 있다. 이 전 이사장은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제청안 통과된 지난 1월 22일 이사장직과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났다(관련 기사 :
'공금유용' 의혹 이인호, 업무추진비 자료 제출 거부).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장으로 활동한 바 있는 추혜선 의원(비례대표)은 1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의 특위 구성에 대해 "(한국당은) 지난 10년간 주요 언론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했던 정치 집단이다"라면서 "저들이 이야기하는 피해자는 언론을 장악한 당사자들이고, 그걸 사주한 당사자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추 의원은 "그런 데 정략을 쏟을 바에 개헌 논의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보고 있자니 진짜 코미디가 따로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특위에는 배 전 아나운서를 포함해 친박계 의원인 박대출 의원(위원장), 언론인 출신인 민경욱, 강효상 의원과 김진태, 전희경 의원 등 현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도 법률 지원을 담당할 변호사 출신 당협위원장들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