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측근으로도 꼽혀 왔던 이종혁 전 한국당 최고위원이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당이 서병수 부산시장을 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시민후보로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면서 "돈도 빽도 없어 높은 당의 공천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깨끗하고 능력 있는 무명 신인후보들과 함께, 무소속 연합을 통하여 부산시민과 더불어 6.13 지방선거 한국판 앙마르슈(프랑스 집권당) 돌풍을 재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에 탈당계도 제출했다. 그는 탈당 이유에 대해 "절이 싫어졌기 때문"이라며 "절이 싫어지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누구도, 당도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한국당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친홍'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반시대적, 반개혁적 길을 걷다 망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답습하는 자유한국당이 참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시민을 우습게 알고 선거 때면 오만하고 교만한 공천을 하는 정당에 이제는 정치 아웃을 선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불쾌한 홍준표 "부산판 조원진"... 공천 갈등 수면 위로

이 전 최고위원은 시민들에게 "기성정당 심판으로 6.13 무소속 시민후보 압승의 돌풍을 일으켜 달라"면서 "시민의 기성정당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크다는 것을 투표로써 심판하여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당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면서도 선거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무소속 출마 소식을 전달받은 뒤 "부산의 조원진"이라며 그를 비난했다.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지역구(부산진갑) 경선에서도 떨어진 사람이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는 게 부산시민들로서는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면서 "부산시장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병수 시장을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하기로 했다. 사실상 전략 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셈이다. 이에 경선을 요구해 온 박민식 전 의원은 승복 입장을 밝혔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독자 출마를 강행하기로 해 공천 후유증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