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에 있는 명종대왕 태실이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명종대왕 태실은 조선 13대 왕 명종이 태어난 1538년(중종 33년) 왕실의 의례에 따라 서산시 운산면에 건립됐다. 태실 문화재가 국가 보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26일 "명종대왕 태실이 최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 26일자로 '보물 제1976호'로 지정·고시됐다"며 "도와 서산시가 지난 2016년 12월 문화재청에 승격을 신청한 뒤 15개월 만에 거둔 결실"이라고 밝혔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명종대왕 태실의 경우, 태실과 가봉(加封)태실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조선 왕실의 안태(安胎)의례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점 등이 작용해 보물로 지정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 왕실은 탯줄을 신성시하는 문화가 강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김회정 박사는 "선조들은 태아의 생명력이 '태'에서 나왔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왕실에서는 태를 봉안하는 절차와 의식을 규례화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태실문화로 발전시켰다"며 "특히 명종대왕 태실은 국왕 태실 중 본래 위치에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역사·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양과 비교적 가까운 충남 지역은 유난히 조선왕실의 태실이 많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태실문화재는 금산 태조(이성계)대왕 태실, 부여 선조대왕 태실, 예산 헌종 대왕 태실 등 총 16기이다.
이와 관련해 충남도 관계자는 "명종대왕 태실 보물 승격을 계기로 도내 조선 왕실 태실의 가치를 재조명할 계획"이라며 "비지정문화재인 예산 헌종태실 등을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는 한편,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색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