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성폭행 의혹’ 안희정, 영장실질심사 출석 정무비서와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 여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8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성폭행 의혹’ 안희정, 영장실질심사 출석정무비서와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 여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8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자신의 정무비서 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8일 늦은 오후 구속에 대비해 인치돼 있던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속이 되든 안 되든 제가 다 잘못한 일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용서해달라"며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다.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지난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 피감독자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가 언론을 통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친 후 20여 일 만이었다.

김씨는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했다"라며 "미투 선언이 이어지던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다음날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안 전 지사는 김씨의 폭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돌연 취소했다. 추가 폭로가 나온 시점이었다. 안 전 지사가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인 A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안 전 지사로부터 3차례의 성폭행과 4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안 전 지사는 9일 검찰에 자진출두했다. 그는 포토라인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지만, 김씨와 A씨에 대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A씨도 지난 14일 검찰에 안 전 지사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 뒤로도 신원을 밝히지 않은 두 여성이 안 전 지사가 신체 부위를 부적절하게 만졌다는 폭로를 이어갔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6일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그동안 보여줬던 실망감,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라며 "서류심사로만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피의자 심문절차가 필요하다가 판단해 28일로 영장심사를 재지정했고, 안 전 지사는 태도를 바꿔 이날 법원에 출석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 계획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살펴본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 등 추가 피해 사례가 보강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기각 사유를 검토해서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성폭력을 주장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도 법원의 영장기각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전성협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글에서 "피의자 방어권만큼 피해자 안전권도 중요하다"라며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안전권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 향후 재판을 통해 가해자의 유죄 입증을 위해 힘 있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희정#성폭행#구속영장#충남지사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