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후배들을 위해 구시대적인 교칙(학교생활규정) 개정을 학교 쪽에 제안했다는 <시사인천>의 보도(
"추울 때도 교복 치마만 입어야 하나요")와 관련, 졸업생들이 학교 쪽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인천 A여자중학교 졸업생 10명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언론 기사에 실린 학교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언론보도에는 '지난해 4월 교칙 개정 이후 아무런 의견을 밝힌 적이 없었다가 12월에 갑자기 의견을 냈고, 일부 터무니 없는 내용들이 있지만 논의를 거쳐 가능한 반영할 예정'이라는 A여중 입장이 담겨 있다.
하지만 졸업생들은 갑자기 의견을 낸 것이 아니라 1학년 시절부터 꾸준하게 교칙 개정을 요구해왔다고 반박했다. 법을 공부하는 '법제관' 활동에 참여하며 교칙 개정 제안을 하기로 했고 여러 차례 교사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회와 안전생활부에서 진행한 토론활동에서도 교칙의 불합리성을 토론하고 문제를 지적했지만 번번히 묵살당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상벌점제 폐지를 위해 추진된 교칙 개정 당시에도 학생 의견 반영은 오로지 설문 조사 종이 한 장뿐이었다고 전했다. 교칙 개정에 학생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려했다면, 먼저 교칙과 교칙 개정에 대한 교육을 하고 이후 토론회나 공청회를 통해 학생 의견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졸업생들은 "교사들의 꾸준한 묵살로 교장을 직접 만나 의견을 피력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교사들에게 끝없이 소환돼 취조당하듯 입을 열어야 했다"라며 "징계를 내려 학내 지위를 뺏고 수상후보에서 제외하겠다는 협박도 들었으며, 대자보를 포기하는 대신 일부 교칙을 개정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터무니 없다는 것은 이성교제에 대한 규제와 징계,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바꾸자는 것, 임신한 학생을 징계하는 것에 대한 불합리함 등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요구를 터무니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학교에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여중 교장은 "학생들과 지난해 12월 중순 면담한 적은 있지만, 그 이전부터 개정 요구가 있었다는 부분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앞으로 논의를 해서 필요한 부분은 개정하겠다"라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