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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사건' 등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이 상당부분 드러났습니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20~30분 간격으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골든타임이 지나도록 침실에 머무르며 휴대전화도 받지 않았으며, 보고를 받은 이후에도 회의를 소집하기는커녕 최순실 씨와 사후 대응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박근혜 청와대는 구조 활동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 반박을 내놓고, 대통령 집무 내용과 위기관리지침 조작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TV조선 관련 보도 1건... 순서도 '뒷전'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은 방송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보도량과 보도 배치 순서 차이는 극명했습니다. 우선 MBC와 SBS는 관련 보도를 이날 톱보도로 배치했습니다.

이 중 SBS는 관련 첫 보도 앵커 멘트를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오늘(28일) 전해드릴 내용이 꽤 많습니다만, 저희는 먼저 세월호 소식으로 오늘 8시 뉴스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보도량은 MBC와 JTBC가 각각 9건으로 가장 많았고, KBS(5건), SBS(4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TV조선은 고작 1건의 관련 보도를 17번째 순서로 배치해 전했을 뿐입니다. 대신 이날 TV조선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일정 관련 보도를 톱보도로 배치해 총 11건에 달하는 보도로 전했습니다.

보도량이 늘어난 것은 중국 측 '의전 수준'이나 '사용한 어휘 분석',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 '리설주 동행' 등의 세부 사안을 모두 별건의 기사로 처리하고, 이에 대한 한국당의 트집성 비판까지 소개한 영향입니다.

이 뒤에는 탈북자 강제북송 위기(1건), 고성 산불(2건), 안희정 구속영장 심사(1건),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 관련(1건) 보도가 나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 뒤에 소개되었습니다.

'거짓' 단어 사용 피하며 건조한 태도 유지하기도

TV조선 관련 보도의 특징은 '건조함'입니다.

실제 <"세월호 침몰 오후, 박최 '관저회의'">(3/28 장민성 기자 https://goo.gl/Y312SY)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청와대 관저에서 회의를 하고, 이후 일정을 결정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첫 보고도, 골든 타임이 지나서 이뤄졌고 청와대 측이 이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도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된 시각이 골든 타임을 넘긴 오전 10시 20분, 최초 지시 시각은 10시 22분으로 파악했습니다. 최초 보고가 10시, 첫 지시는 10시 15분이었다는 청와대 해명과 다릅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상황을 단순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보도 안에 직접적인 평가는 물론이고 '거짓' 등의 표현조차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침실에서 첫 보고를 받았다는 등의 '대중을 직관적으로 자극하는 사실관계' 역시 누락되어 있습니다.

 ‘거짓’ ‘조작’ 등의 단어 사용 피하며 최대한 ‘건조하게’ 상황을 전달한 TV조선(3/28)
‘거짓’ ‘조작’ 등의 단어 사용 피하며 최대한 ‘건조하게’ 상황을 전달한 TV조선(3/28) ⓒ TV조선

JTBC는 한 보도 안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문장만 4번 반복

TV조선의 이런 '건조함'은 타 방송사 보도와의 비교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실제 TV조선 이외 다른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 제목에서부터 박근혜 청와대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KBS의 관련 첫 보도 제목은 <완전 전복 뒤 첫 보고…보고 시간 조작>으로 '완전 전복' '조작' 등의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KBS는 관련 보도에 <첫 보고 늦은데다 대응도 엉망>. <의혹 제기 때마다 거짓말 해명> 등의 제목을 달고, 기사 내에서도 "첫 보고도 늦었지만 그 이후의 과정도 검찰의 설명대로라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10시 17분 이전에 정상적 보고가 이뤄진 것처럼 국민들을 속인 겁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른바 '7시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 각본에 따라서 거짓말을 이어갔습니다"라는 가치 판단이 분명하게 담긴 표현을 반복하여 사용했습니다.

보도 제목에 '거짓' '조작' 등의 키워드를 넣은 것은 다른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MBC는 <'실시간 보고' 없었다 모두 조작>, <통화녹음…차량기록 거짓 드러낸 증거들>에서는 직접 '거짓' '조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요. 그 외 보도에는 <대통령은 침실에 전화도 안 받았다> 등처럼 직접 박근혜 청와대 행적의 문제점을 짚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기사 내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과정이라고 밝혔던 것의 상당수가 거짓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는 최순실 씨였던 모양입니다" "배 안에 갇힌 사람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했어야 할 텐데, 청와대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라는 비판적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KBS와 MBC는 <참담한 유족…"남은 의혹 해소되길">, <세월호 유가족 당혹…분노> 보도를 통해 유족의 참담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JTBC는 9건의 관련 보도 중 무려 4건의 보도 제목에 <수면 위 떠오른 4년의 거짓말…'세월호 7시간'>, <진실 감춘 채 위증…"거짓말" 자백>,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도 '허위'>, <'7시간 의혹' 시간대별 해명했지만…모두 거짓> 등으로 '거짓' '위증' 등의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이 중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도 '허위'>의 경우 무려 "당시 주장은 팩트, 즉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조사 결과 거짓입니다" "기록 자체가 거짓이었던 것입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역시 거짓입니다" "거짓으로 조사 됐습니다"라며 거의 한 단락에 한 번씩 '박근혜 청와대가 거짓말을 했다'고 짚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기울기와 시간대까지 들먹이며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댔고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당당했습니다"라는 지적 역시 빠지지 않았습니다.

SBS도 관련 보도에 <"청와대 해명, 모두 거짓말이었다">, <"골든타임 지난 뒤…첫 보고는 침실에서"> 등의 제목을 붙이고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거짓말은 일관되고도 또 치밀했습니다. 짜여진 각본대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와 헌재 탄핵심판에서도 거짓 증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라는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채널A·MBN도 '엉터리'·'조작' 표현으로 문제점 부각

보도량만으로는 TV조선과 큰 차이가 없는 MBN과 채널A조차 TV조선보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두 방송사는 제목에 '거짓'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대신 <"보고․지시 시간, 모두 엉터리">(채널A), <"세월호 보고․지시 모두 조작">(MBN) 등의 제목은 붙였습니다. TV조선의 <"세월호 침몰 오후, 박최 '관저회의'">와는 분명히 온도차가 있는 제목들입니다.

또 기사 내에서도 두 방송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 모든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무려 304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지만, 박 전 대통령은 참모회의도 열지 않고 최 씨와 문고리 3인방에만 의존했습니다"(MBN),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무능을 숨기려고, 골든타임을 넘기기 전인 오전 10시로 첫 보고와 지시 시간을 가장할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탄핵심판 때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던 셈이군요?"(채널A)라는 등의 '논평 혹은 상황에 대한 가치판단이 포함된' 멘트를 끼워 넣고 있습니다. '거짓'이라는 단어 역시 주저 없이 사용하고 있지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3월 2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배나은 활동가



#민언련#TV조선#세월호 7시간#거짓#박근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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