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은 소와 돼지 등 축산농가가 많아 축산군으로도 불린다. 돼지의 경우 홍성군에서만 55만 두가 사육되고 있다. 때문에 축산 악취와 환경오염 등 축산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최근 축산인, 지역 주민, 환경단체, 연구기관, 홍성군 공무원이 한 자리에 모여 축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축산정책포럼을 조직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 주체들이 한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축산문제를 토론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포럼은 자유토론을 벌이거나, 회원 몇몇이 발제를 한 뒤 논의가 진행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미 지난해 4차례의 토론 과정을 거친 탓인지 각 주체들은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다.
지난달 30일 충남 홍성군 다문화도서관에서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과 충남연구원 주관으로 두 번째 축산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조성미 참교육학부모회 홍성지회장, 성우농장 이도헌 대표, 박승주 홍성군청 축산유통 팀장, 강마야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연,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간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조성미 참교육학부모회 홍성지회장은 육류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발제를 이어갔다. 조 회장은 "악취와 오염수 문제만을 놓고 봐도 축사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히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 책임을 축사에 전가하기 전에 소비자도 책임 있는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축산 농가의 입장을 살펴보면 농가가 개별적으로 시설을 만드는 것은 쉽지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복지 농장이나 친환경 축산은 시설을 갖추는데 돈이 많이 든다"며 "확실한 판로가 보장되지 않는 이상 투자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책임 생산과 책임 소비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소비자들 또한 바른 먹거리에 투자하는 윤리적 소비를 통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학교 급식에서부터 로컬 푸드를 좀 더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재 충남의 학교 급식에서 사용되고 있는 친환경 축산물은 대부분 무항생제 계란,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라며 "무항생제 돼지고기가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홍성산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려면 학교 급식에서 친환경 축산물 이용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친환경 축산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친환경 축산은 비싸다. 하지만 비싸다고 더 맛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육류를 선택할 때 단순히 맛에만 가치를 둘 것이 아니라 윤리적 소비를 좀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