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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대기업 사주 딸의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낳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음성을 듣다보니 갑질이라기 보다는 악마의 소리로 들렸습니다. 누구나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지르는 소리는 고래고래 지를 수 있는 괴성을 넘어 어떻게라도 살아야겠다며 발악을 하고 있는 악마의 소리로 들렸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악을 써야만 존재할 수 있고, 그렇게 악을 써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이야 말로 지옥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소리를 지름으로 내가 사주의 딸이라는 걸 우월감으로 나타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저렇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악을 쓰며 지르는 소리는 능력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우월감을 위장하기 위한 비명소리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해소하지 못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악의 외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주나 사주의 자식들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능력은 그런 갑질을 통해서 형성되는 게 아니라 고용주로서 도리를 다함으로 이룰 수 있다는 것쯤은 2600여 년 전 인물이었던 붓다(석가모니)께서도 이미 말씀하신바 있습니다.

요즘 노사 관계가 화두인데, 부처님은 노사 간의 도리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고용주는 고용인의 힘에 맞는 일을 하게 하고, 급여를 넉넉히 주며, 병들었을 때는 친절하게 간호해주며, 기쁜 일은 함께 나누고, 피로할 때는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을 고용주가 먼저 잘 지키면 노사 간의 관계가 좋아질 것입니다. - <붓다! 기쁨의 노래> 243쪽


붓다! 기쁨의 노래

 <붓다! 기쁨의 노래> / 지은이 월호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3월 29일 / 값 17,000원
<붓다! 기쁨의 노래> / 지은이 월호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3월 29일 / 값 17,000원 ⓒ 담앤북스
<붓다! 기쁨의 노래>(지은이 월호, 펴낸곳 담앤북스)는 BBC불교방송 라디오에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는 월호 스님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108 게송(불교적 시의 한 형식)으로 엮은 내용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태몽을 통해 그 사람의 운명을 이미 예고하는 것처럼 부처님의 생애 또한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부처님은 탄생하는 과정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나 어디서 태어났느냐?"고 물을 때, 얼떨결일지라도 대개의 경우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머니 옆구리에서 태어나심으로 일생이 시작됩니다.

사람이 어머니 옆구리에서 태어난다고 하는 설명은 생물학적으로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유치원 아이들도 믿지 않을 뚱딴지같은 주장입니다. 부처님도 인간이었으니 어머니의 자궁에 잉태되었다 자궁을 통해 태어났을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부처님의 출생을 어머니 옆구리로 표현한 것은 그때 당시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출산, 브라만은 입에서 태어나고, 크샤트리아는 옆구리에서 태어나고, 바이샤는 자궁에서 태어나고, 최하층인 수드라는 발바닥을 통해서 태어나는 것으로 간주하던 시대적 표현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이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부처님의 신분이 그때 당시 최고 계급인 브라만이 아니라 다음 계급인 크샤트리아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왕자로 태어나 결혼을 하고 아들까지 둔 붓다가 부와 명예, 권력을 뒤로하고 출가해 얻는 깨달음은 2600여 년이 지닌 지금까지 84만법이라는 엄청난 수의 가르침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붓다가 일생에 걸쳐 펼친 이 엄청난 가르침 중에서 노래가사로 불러도 좋을 만큼 간결하면서도 올림이 큰 108게송을 궤로 꿰고 있어 108염주를 돌리듯 읽다보면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어느새 새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붓다가 말씀하신 다이어트법은?

부처님이 남기신 말씀 중에는 정말 '부처님 말씀' 같은 가르침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말씀입니다. 부부의 금슬에 대해서도 말씀하시고,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꼬살라 국의 빠세나디 왕은 문제가 많은 인물입니다. 부처님 법문을 들으면서 졸고, 남의 여인을 탐하기도 하고, 또 식탐이 많아서 한 끼에 한 양푼씩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이 많이 쪄 배도 불룩하게 나왔다고 해요. 그런 빠세나디 왕에게 부처님이 이 게송을 일러 줍니다. - <붓다! 기쁨의 노래> 214쪽


부처님께서는 고상한 말씀만 하셨을 것 같지만 과격한 말씀도 하셨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에두르는 말씀만 하신 게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는 직설적으로 하셨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쯤 모른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벌어진 어떤 일은 이미 우리가 태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미 태어난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면 행복하게 살 수 처방 또한 가능한 일이 될 것입니다.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108게송으로 꿴 <붓다? 기쁨의 노래>를 읽다보면 우리가 태어난 결과에 어떤 원인(인연)들이 있었고, 우리가 꿈꾸고 있는 미래를 행복한 결과로 맺으려면 현실에서 어떤 원인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붓다! 기쁨의 노래> / 지은이 월호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3월 29일 / 값 17,000원



붓다! 기쁨의 노래 - 108게송으로 보는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 <붓다의 노래> 강설집

월호 지음, 담앤북스(2018)


#붓다! 기쁨의 노래#월호#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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