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압수수색 속보 떴는데?""(안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데? 오보 아냐?"19일 서울 여의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앞. 오전 9시 40분, YTN에서 김 의원의 압수수색 속보가 뜨자마자 국회 본청에서 의원회관으로 달려온 10여 명의 취재진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곧 의원실 앞 복도는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기자들로 가득 찼다.
의원실 앞에서 취재 대상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뻗치기'를 시작한 취재진은 압수수색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블라인드 사이로 의원실 안을 살피거나 문에 귀를 댔다. 의원실 문은 잠겨 있어 열 수 없었다. 보도와 달리 압수수색을 연상케할만한 상황은 감지되지 않았다. 의원실 내 보좌진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거나, 이따금 TV 화면 속 김경수 의원 관련 뉴스를 시청하기도 했다.
압수수색부터 불출마설까지, '김경수 여론' 과열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들의 댓글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사태' 연루 의혹으로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는 김 의원이었기에, 압수수색에 대한 여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최초 보도 이후 이를 받아쓴 일부 매체들도 오보 릴레이를 이어갔다.
결국 오전 압수수색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다. 검찰은 19일 "금시초문이고, 경찰이 우리에게 영장을 신청한 적도 없다"라고 밝혔다. 최초 보도를 비롯해 관련 기사도 삭제되거나 정정됐다.
오보에 대한 YTN 내부 비판도 이어졌다. 권준기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사무국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마 기자회견 잡힌 날 기본을 망각한 어이없는 오보? 단순한 실수로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압수수색은 미리 기사를 낼 경우 엠바고 파기라 소식을 들었다고 해도 수사팀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게 기본 중 기본이다"라고 지적했다.
노종면 YTN 기자 또한 "이번 오보는 심각한 수사 방해에도 해당된다"면서 "확인 없이 베끼고 받아쓰는 부역 언론의 버릇은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애당초 이날 경남 진주에서 출마선언을 예고했지만 이를 취소하고 오전 9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잡았다. 하지만 이 회견도 30분 전 취소됐다. '드루킹' 사건으로 야권의 공세에 몰린 김 의원이 결국 불출마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최종 입장을 정리해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