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했다!3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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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증을 받기 위해 순례자들이 줄 서 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완주증을 받아야할 것 같았다. 나도 줄을 섰다. 걸으면서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반갑게 아는 체를 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축하해주었다. H팀은 나보다 한두어 시간 먼저 도착했다. 하지만 완주증은 내가 먼저 받았다. 그들이 하는 말. "정말 걸어온 것 맞아요?" 나는 그저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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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숫자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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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걷더라도 목적지에서는 모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주경과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더 말할 필요가 있는가. 이미 나는 도착했다. 식사 하면서 주경이 하는 말. "정말 걸어온 것 맞아요?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어요." 나는 그저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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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느껴졌던 이곳이다.
또 다른 출발이 있는 곳이어서 더 뿌듯한. 그리고 감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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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광장에서 간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행위예술가. 1유로를 통에 넣었더니 내게 조그마한 쪽지를 주었다. 영어로 적힌 글은 이러했다. '당신의 수고로움, 길이길이 빛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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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침묵해도 아름다운 시간과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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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 5km 남겨 둔 Bar에서 콜라를 시켜 마셨는데 그만 벌이 홀라당 빠지는 것이 아닌가.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는데 벌이 과한 욕심을 부렸던 것이다. 나는 기꺼이 그 녀석을 꺼내주고는 한 마디 했다. "너도 순례길을 걸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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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꺼이 그렇게 한다.
덧붙이는 글 |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은 2017년 6월 13일에 걷기 시작해서 7월 12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했습니다. 30일만의 완주였습니다. 그 다음 날, ‘세상의 끝’이라는 피니스테레와 묵시아까지(100km)까지 내처 걸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34일 동안 900km 여정을 마쳤습니다. 몇 십 년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34일의 여정은 짧을 수 있으나 걸으면서 느꼈던 것들은 제게 인생의 축소판처럼 다가왔습니다. 움츠린 어깨를 펴게 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보게 했습니다. 이곳에서 34일 간의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들을 도란도란 풀어놓으면서 함께 공유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