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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11시30분쯤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기지로 군용트럭이 모래와 자갈을 싣고 들어가고 있다.
23일 오전 11시30분쯤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기지로 군용트럭이 모래와 자갈을 싣고 들어가고 있다. ⓒ 조정훈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23일 오전 군용트럭 20여 대를 이용해 장비와 모래, 자갈 등 골재를 반입했다.

지난 22일 오후부터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진밭교에서 주민과 대치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경고방송을 한 뒤 경찰 3000여 명을 동원해 주민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미리 사각파이프로 만들어놓은 철재물을 확보한 경찰은 주민들을 하나 둘 끌어냈다.

주민들은 팔과 팔을 알루미늄 원형파이프로 연결해 묶은 뒤 강하게 저항했다. 경찰이 한 명씩 떼어내어 끌어내려 하자 주민들을 강하게 저항하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까지 주민 10여 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과 보건소 등으로 실려갔다.

밤새 비와 경찰과 싸운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폭력으로 공사를 강행하려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며 "당장 진압을 멈추고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쳤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공사장비 반입에 반대하는 주민을 경찰이 23일 오전 끌어내려 하자 파이프로 팔과 팔을 연결한 주민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공사장비 반입에 반대하는 주민을 경찰이 23일 오전 끌어내려 하자 파이프로 팔과 팔을 연결한 주민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조정훈

 23일 오전 사드 기지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초전명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 다친 한 주민이 박철주 소성리 상황실장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23일 오전 사드 기지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초전명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 다친 한 주민이 박철주 소성리 상황실장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 조정훈

경찰이 진밭교를 완전히 둘러싸고 주민들을 끌어내는 데는 3시간가량 걸렸다. 마지막으로 차량 2대를 끌어내자 일부 남아있던 주민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소리쳤다.

주민들이 완전히 끌려나오고 마지막으로 차량까지 견인차를 이용해 끌어낸 경찰은 도로 양쪽을 막은 뒤 군용트럭이 통과하게 했다. 모래와 자갈을 실은 트럭은 오전 11시 30분쯤 경찰차량의 인도를 받으며 사드 기지로 들어갔다.

진밭교에서 끌려나온 주민들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기지로 올라가는 트럭을 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벽에 둘러싸인 주민들은 무기력했다.

박철주 사드철회평화회의소성리 종합상황실장은 군용트럭이 들어간 뒤 눈물을 흘리며 "동지들이 하나 둘 끌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충분히 대화로 설득할 수도 있는데 국방부가 무리하게 진압하고 장비를 투입하니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주민들을 강제 진압하자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는 성명서를 통해 "남북한 당국과 북미간의 평화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 때에 군인들의 복지를 위한 공사라 하더라도 기습적인 침탈의 방식을 통해 관철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성주투쟁위는 이어 "정부가 임시배치의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그 기간 동안 인도적인 차원의 공사를 용인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군인과 시설의 완전한 주둔, 사드의 영구배치로 발전된다면 이애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23일 사드기지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한 주민이 경찰의 진압에 맞서다 다쳐 119구급차로 실려나가고 있다.
23일 사드기지가 설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한 주민이 경찰의 진압에 맞서다 다쳐 119구급차로 실려나가고 있다. ⓒ 조정훈

군용트럭이 사드기지로 들어간 뒤 주민들은 낮 12시30분부터 규탄집회를 열고 국방부와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했다. 이들은 "사드기지를 끝까지 막아 내겠다"며 "사드 철회"를 외쳤다.

한편 국방부는 "시급한 성주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어 경찰과 협조해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과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드#소성리#군용트럭 반입#경찰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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