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경북 교추본)가 추진해 온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경북 교추본은 당초 김정수, 안상섭, 이경희, 임종식 예비후보를 상대로 보수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하지만 김정수 후보와 안상섭 후보가 경북교추본이 특정후보를 위한 선거운동과 불공정한 단일화 추진 사실이 드러났다며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두 후보는 교추본 대표 3인 중 한 명인 신아무개 전 교육장이 지인들에게 여론조사 일정을 공개하고 특정 후보를 선택할 것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다며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안상섭 후보는 특히 신 대표가 "보수후보 단일화에 응하지 않으면 태극기 부대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거나 "후보 집에 3일만 찾아가면 백기를 들 수밖에 없을 것" 등의 회유와 협박성 언행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도덕하고 불공정한 방식의 야합으로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후보들을 공멸시키려는 시도를 해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야합으로 교육감 선거를 망치려고 한 경북교추본은 유권자를 희롱한 것에 대해 사죄하고 단일화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대신 두 후보는 토론을 통해 단일화에 합의하고 지난달 29일 경북청년CEO협회에서 운영하는 청년몰 회의실에서 끝장토론을 벌인 끝에 안상섭 후보로 단일화했다. 이들은 다른 보수후보들에게도 토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임종식 예비후보도 경북교추본의 대표 중 한 명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자 성명을 내고 보수교육감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임 후보는 지난 1일 입장을 통해 "경북교추본 공동대표 중 한 명이 특정 후보와 결탁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정황들이 드러난 만큼 교추본이 주도해 온 경북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는 이제 경북도민 어느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에서 교추본 주도로 임종식-이경희 예비후보 간 단일화 추진을 언급하는 기류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입장을 밝힌다"면서 "교추본과 이경희 후보 측의 진정성 있는 해명과 통렬한 반성 및 진심어린 사과가 뒤따르지 않는 한 교추본 주도의 보수후보 단일화는 그 필요성도, 실익도 없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대신 제3의 단체가 중심이 되거나 안상섭 후보를 제외한 두 후보가 직접 협상을 통해 추진하는 보수후보 단일화에 나설 경우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3의 단체가 중심이 되어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 보수진영 결집에 효과적이라 생각한다"며 "만일 이 같은 제3의 단체에 의한 추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양 후보가 직접 협상을 통해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해 볼 수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공정성과 신뢰성이 담보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경희 후보는 "단일화는 낡고 정체된 교육정책의 개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아이들의 활기찬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데 뜻을 같이 하고 가장 강력히 추진할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어 이를 반드시 이루자는 것"이라며 교추본의 단일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각자의 계산에 빠져 경북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저버리는 이기주의적이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후보 단일화에 적극 응해 달라"고 안상섭 후보와 임종식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했다.
보수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자 이찬교 진보교육감 예비후보는 논평을 내고 "보수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주는 행태가 교육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권력만 추구하는 정치모리배 같다"고 혹평했다.
이 후보는 "보수후보들끼리 지금 조직폭력배들이나 할 법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데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면서 "경북도민들에게 보기 부끄러운 행태를 즉시 멈추고 보수의 가치와 교육의 가치관부터 정립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편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경북교육감 선거에 보수후보인 안상섭, 이경희, 임종식 후보와 진보후보인 이찬교 후보, 중도후보인 장규열 후보 등 5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일 오후 3시 대구창조경제센터에서 <오마이뉴스>와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경북교육감후보 토론회에서 열띤 논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 토론회는 SNS를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