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상처 치료약으로 여겨졌던 빨간약. 그런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하는 빨간 채널도 있다. 바로 전 세계적인 동영상 채널인 '유튜브'이다. 2005년 11월,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올해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4년째를 맞은 유튜브는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스마트기기를 구입하면 자동으로 설치되어있을 정도로 유명한 서비스이다. 수많은 동영상 사이트가 있지만, 유튜브가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이유는무엇일까?
우선 접근 용이성을 유튜브의 인기 이유로 볼 수 있다. 유튜브 페이지 자체가 어렵게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 접한 사람도 특별한 검색 능력이 없더라도 자신이 보고 싶은 영상의 키워드만 입력해도 해당 단어와 관련 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유튜브는 인터넷이 되는 어느 곳에서든, 스마트기기만 가지고 있다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또 핸드폰은 크기가 작고 휴대가 용이하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서, 침대에 누워서, 대중교통에서도, 정말 모든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프로그램, 강의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영상을 한 사이트에서 소비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아주 긴 영상부터 10초 남짓 하는 짧은 영상까지, 유튜브에 올라오는 동영상의 길이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역시 하나의 원인이다. 직장이나 학교가 고향에서 멀어서, 혹은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젊은 세대들의 1인 가구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물론 혼자 사는 집에도 TV가 있을 수 있지만, 경제적인 여건이나 관리 등의 문제로 TV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으로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결제하여 찾아보거나 뉴스기사로 프로그램의 줄거리만 간단하게 접하는 것에 그친다. 그 결과 쉽고 무료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유튜브에는 먹방 영상도 많은데 실제 댓글을 보면 많은 1인 가구 사람들이 혼자 밥 먹는 것 혹은 밥을 먹을 때 너무 조용한 것이 싫어 먹방 동영상을 틀어두고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먹방 동영상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은 방송 관련 일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여겨졌다. 방송업계의 일은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를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과 편집프로그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1인 미디어가 세계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1인 미디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든지 바로 채널을 생성하여 어떤 영상이든지 유튜브에 업로드 할 수 있다. 이는 대중이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의 역할로도 방송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의미이다. 즉, 프로슈머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영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남이 만든 다른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이나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관심사,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정보들을 동영상으로 풀어내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동일 관심사에 대한 지식도 나눈다.
또 자신의 채널의 조회수와 시청시간, 구독자 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수익창출을 신청할 수 있고 허가가 된다면 영상의 조회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소들에 따라 각기 다른 수입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는 일을 주로 하는 1인 크리에이터 '유튜버'가 하나의 새로운 직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편으로 유튜브의 발전은 어쩌면 이미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많은 방송사들이 생겨나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장르의 수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방송함에 따라 방송사들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는 결코 선의의 경쟁, 방송의 고급화만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짧은 시간 동안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무모한 도전을 택하기도 했다.
이렇게 불편한 자막, 납득이 되지 않는 전개방식, 무리한 연출 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시청자들이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급화된 방송 프로그램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같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러한 방송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영상만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유튜브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은 제작비를 위해 간접광고를 작품의 전개와는 무관하게 화면의 이곳저곳에 무리하게 삽입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종편의 경우에는 방송의 사이마다 광고 시간이 존재하고 프로그램의 시작 전에 광고가 오랜 시간 송출되면서 시청자들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물론 유튜브에도 광고가 포함된 영상이 존재하고 동영상 게시자가 의도하지 않은 광고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광고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그 광고 화면, 동영상에서 벗어나 원하는 다른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그 동영상의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특성에 맞는 연관 동영상이나 추천 동영상의 목록이 형성
되며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영상도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도 동영상을 시청하고 공유할 수 있지만, 유튜브는 동영상 업로드를 위해 제작된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튜브에서는 '동영상'이라는 수단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한다는 점에서 살아 숨 쉬는 SNS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