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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미우캣 김미자 대표가 강동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미우캣 김미자 대표가 강동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재환

강동구 공무원 노조에서 구청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길고양이 보호시설에 대한 철거를 요구해,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길고양이 보호시설 때문에 옥상 쉼터 기능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강동구와 함께 어울쉼터를 관리해온 길고양이 보호단체 미우캣 측은 그간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갑작스럽게 이전 통보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강동구청 옥상에 있는 어울쉼터는 '길고양이 천국'으로도 유명한 강동구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어울쉼터는 지난 2012년부터 길고양이들의 임시보호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강동구청 노조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어울쉼터의 길고양이 관련 시설물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강동구 노조는 지난 4월 27일, 어울쉼터의 관리 주최 중 하나인 미우캣 측에 2차 공문을 보냈다. 미우캣은 강동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길고양이 보호 단체이다. 미우캣 회원들은 길고양이 구조와 치료 의뢰, 입양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동구 노조는 "어울쉼터를 당장 철거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공문을 통해 "길고양이 어울림 쉼터 시설물은 불법 건축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고양이 분비물로 인한 악취, 털날림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공무원들의) 쉼터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오는 5월 20일까지 쉼터를 이전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미자 미우캣 대표는 "급식소가 생긴 것도 5년이 넘었다. 그동안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던 노조가 갑작스럽게 이전 공문을 보낸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울쉼터는 아파트와 주택가에 둘러 싸여 있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동구청 공무원노동조합과는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남식 강동구청 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구민회관 옥상이나 일자산농업박물관 등 다른 건물로 이전해도 되는데 굳이 구청 내에 고양이 쉼터를 존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미자 미우캣 대표는 "강동구청 노조조차도 길고양이를 싫어하고 있다. 다른 곳이라고 길고양이 보호 시설을 쉽게 허락할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강동구청 노조는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과 혐오감을 이용해 '님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우캣 회원들은 지난 2일부터 강동구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강동구청 직원 여러분, 구청노동조합으로부터 우리 고양이들을 지켜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미우캣 회원 심정연 씨는 "당분간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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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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