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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어깨동무 (꽁트)

점심시간, 메뉴가 소갈비라는 걸 알기에 동료와 함께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룰루랄라 가볍습니다. 눈이 마주치고 슬그머니 손을 잡았습니다. 어라! 잡은 손을 뿌리치지 않습니다. 함께 가던 직원들이 내가 하는 짓을 보며 피식 웃습니다.

눈치를 보다가 이번에는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순간 별이 번쩍입니다. 내 손의 두 배나 되는 동료의 손이 뒤통수를 강타한 것입니다.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진짜?"

녀석을 식당 입구 고요한 곳으로 끌고가서 조용히 타일렀지요.

"내가 너하고 인사조차 나눌 틈도 없이 작별을 할 것 같아서 그랬어."
"왜? 죽을 병이라도 걸렸어?"
"엊그저께 병원에 갔더니......."
"갔더니?"

"병원에서 들은 말도 있구, 인사조차 나눌 시간도 없이 작별하면 얼마나 서럽겠냐? 그래서 지금 내 곁에 있는 네 손 한 번 잡아보구 싶어서 그랬어. 평소하고 다른 거 뭐 못 느꼈어? 그런데 너는 친구 뒤통수를 그렇게 냅다 갈기냐? 서운타 야!"
"개뿔? 평소에도 너 그랬어. 일단 밥 먹구 얘기하자."
"그러지 마러, 눈물 나올라구 한다 야."
"......"

밥을 먹는데 녀석이 갈비를 엄청 많이 퍼 담더라고요. 그래서 남기지 말고 먹을만치 퍼담으라고 했더니 떠들지 말고 밥 조금 뜨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밥을 평소보다 조금 떠왔더니 녀석이 밥을 먹으면서 자기 식판에 있는 갈비를 자꾸 내 식판으로 옮겨놓는 겁니다.

갈비 하나 먹으면 하나를 옮겨놓고 먹으면 옮겨놓고.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습니다. 밥을 먹고 휴게실로 와서 커피 한 잔을 다 마실동안 녀석의 표정이 심란해보입니다. 그가 묻습니다.

"병원에서 뭐라는데?"
"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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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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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꽁트#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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