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 40여일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다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열차가 아닌 항공기를 이용한 이번 방중에는 대형 항공기 2대가 동원됐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공식확인되지 않았던 8일 오후 일본 NHK는 홈페이지 'NHK NEWS WEB'에 중국 다롄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형 항공기 2대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NHK는 "중국 동북부의 랴오닝성 다롄국제공항에 일본시간 8일 오후 3시경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의 전용기와 같은 형태의 항공기가 북한 국영 고려항공기와 나란히 머무르고 있는 것을 NHK취재팀이 확인했다"며 "다롄과 북한을 잇는 정기편이 아니어서 북한의 요인이 다롄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NHK가 보도한 사진 앞쪽에 나온 항공기의 동체에는 고려항공 글씨가 선명하고 수직꼬리날개에는 인공기와 함께 등록번호 'P-914'가 표시돼 있다. 이 항공기는 고려항공이 운항중인 일류신 화물기(IL-76TD)로 보인다.
그 뒤로 보이는 항공기는 김 위원장 전용기인 IL-62M이다. 동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글씨가 보인다. 고려항공 화물기가 김 위원장 전용 승용차 혹은 다른 화물을 싣고 왔고, 김 위원장은 전용기를 탑승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 전용기는 특사 파견 때 이용되기도 했다. 고려항공 소속이 아닌 정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는 IL-62M기는 참매1호, 참매2호라 불리는 2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특사 일행이 타고 인천공항에 내린 비행기에는 동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글씨 옆에 직사각형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다.
의아한 대목은 다롄공항에서 목격된 IL-62M에는 인공기가 그려져 있던 자리에 붉은 원형의 마크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 마크의 자세한 형태는 파악되지 않는다.
인공기를 가린 것은 이번 방중도 40여일 전의 특별열차를 통한 방문 때처럼 비밀리에 이뤄진 비공식 방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단둥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한 김 위원장의 녹색 특별열차에도 인공기 표식은 없었다.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때처럼 특사 혹은 축하사절 방문 등이었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만, 일정종료 전까지는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비공식 방문이어서 인공기를 가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