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봤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타고 있는 차를 앞질러 일부러 사고를 내 진짜 일어날 수도 있는 커다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한 '의인'의 동영상을 보며 스스로에게 묻고 답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반복해 생각하다보니 그런 상황을 맞게 됐을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됐습니다.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고의 교통사고로 대형 사고를 막은 한 시민의 대처를 뉴스로 접한 많은 사람들이 공통분모처럼 느꼈을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20년 경력 재난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 생존 매뉴얼>
<재난 생존 매뉴얼>(지은이 조셉 프레드, 아웃도어 라이프 편집부, 옮긴이 김지연, 펴낸곳 다봄)은 20년 경력의 재난 전문가가 어느 누구라도 맞닥뜨릴 수 있는 온갖 재난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정리한 안내서입니다.
필지가 본 동영상이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해 보게 하는 것처럼, 누구라도 경황없이 맞닥뜨리게 될 수 있는 재난도 미리 생각해 보면 대응할 방법이 있습니다. 미리 대처해 보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든지 갖출 수 있을 내용들입니다.
재난으로부터 예외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외인 곳도 없고, 예외인 시간도 없습니다. 가정, 직장, 등산 길, 낚시터, 운전 중인 차안, 여행… 그 어느 곳 어느 상황에도 발생할 수 있고, 아침부터 밤중까지 어느 때라도 발생할 수 있는 게 재난으로 인한 사고입니다.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은 상황과 종류도 다양하고 규모와 피해도 각각입니다. 이 책은 평소 재난과는 전혀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상황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서부터 다른 나라에서나 발생할 것 같은 끔찍한 재난을 '생존 기술', '가정 재난', '지역 재난'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재난에 대한 정보와 대처 방법, 준비 상황과 대처요령 등을 286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시뮬레이션을 하듯 읽힙니다. 예행연습을 하듯이 챙길 수 있는 생존 지식 체크리스트 같은 구성입니다.
43 소리를 지른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소리를 지른다. 누군가가 지갑이나 핸드폰을 훔치려고 할 때 반사적으로 "뭐야?"라고 크게 소리치게 될 것이고, 상대방이 도망치게 만들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상황에 맞게 소리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도를 만나면 "도둑이야!", 화재가 일어났을 땐 "불이야!"라고 소리치자. 일어난 상황에 대한 특정 단어를 써서 소리치면 주의를 더 잘 끌 수 있다.
208 브레이크 고장 대처법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속도가 느려지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핸들이 잠길 수 있으므로 절대 시동을 끄거나 키를 뽑지 않는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어 속도를 줄이고, 할 수 있는 한 방향을 바꾼다. 내리막길이거나 속도가 빨라진다면 저속 기어(자동 변속 장치에도 이 기능이 있다)로 전환하고 비상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면 서서히 작동시킨다. 주행 중 오르막길이 보이면, 그쪽으로 향한다.
유비무환이라고 했습니다. 누구라도 지를 수 있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맞게 되었을 때, 어떻게 소리를 질러야 한다는 걸 미리 생각해 놓지 않으면 소리조차 질러보지 못하고 큰 화를 당할 수 있는 게 현실에서의 재난입니다.
이처럼 불쑥 발생하는 재난도 미리 생각해 보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듯 미리 생각해 두면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평소 재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조차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면 재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재난에 대한 정의는 분명해 지고, 재난에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습관처럼 생길 수 있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재난 생존 매뉴얼> / 지은이 조셉 프레드, 아웃도어 라이프 편집부 / 옮긴이 김지연 / 펴낸곳 다봄 / 2018년 4월 20일 / 값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