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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캠프에서 농성중인 민주노총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캠프에서 농성중인 민주노총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캠프에서 농성중인 민주노총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캠프에서 농성중인 민주노총 ⓒ 신지수

21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3층. 기자실과 대변인실이 있는 문 바로 앞에 한 남성이 누웠다. 그는 은색 매트리스를 바닥에 깐 채, 목에서 발끝까지 덮을 수 있는 현수막을 이불마냥 덮었다. 그의 머리 위에는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박원순 후보 캠프 슬로건이 적혀있다.

그가 덮고 있는 현수막에는 '나를 밟고 가십시오', '민주당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흘리는 눈물이 보이지 않나', '최저임금 개악', '최저임금 개악 국회처리 중단! 최저임금위로 이관하라!'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예고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국회 환노위 최저임금 제도 개악의 일방처리 계획이 21일로 예정돼 있다"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 집권여당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등에서 농성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도 지난 20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 안국빌딩에 위치한 박원순 후보 캠프 3층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기자실이나 대변인실로 가기 위해서는 누워있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의 발끝 쪽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그의 몸 위를 넘어가야 가능했다. 그래서 캠프 관계자들은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며 지나다니고 있었다.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21일 오전 9시 10분쯤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서 이룩한 것이다"라며 "산입범위 확대는 이를 무력화시키는 꼼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본부장은 "민주당이 현재 집권정당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70%인 상황이다"라며 "촛불항쟁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자유한국당과 합의해, 최저임금을 실질적으로 삭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박 후보 캠프에서 누워있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다루겠다고 명시할 때까지 농성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은 정기상여금은 물론 식비, 숙박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라며 "이는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돼도 8000원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올려봤자 소용없게 만드는 줬다 뺏는 최저임금 삭감법이다"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제도는 정당 간의 정치적 흥정거리가 결코 아니다"라며 "현 정부가 꾸준히 강조해 온 노사중심성에 입각한 사회적 대화 가능성을 집권여당 스스로 걷어 차 버리는 태도다"라고 비판했다.

집권여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농성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민주노총은 "높은 대통령 국정지지율에 가려 절박한 노동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러지(캠프 농성을 하지) 않고서는 이 사회에 제대로 알릴 수조차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국회 일방처리가 강행될 경우, 민주노총은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사회적 대화의 진정성까지 모조리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라며 집권여당의 6.13 선거 출마자 낙선운동을 포함한 '대 집권여당'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산입범위 등 최저임금제도와 최저임금 인상 요율 및 임금수준 논의를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오후 1시부터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최저임금#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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