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교도소에서 형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가석방되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행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교도소에서 형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가석방되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행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 이희훈

박근혜 정부 시절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으로 주도했다는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석방됐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오는 21일 가석방 대상자 800여 명과 함께 출소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나온 한 전 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서 이 땅의 노동자 계급이 더 이상 정치꾼들의 들러리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동지들과 함께 다시 또 머리띠를 동여매겠다"는 출소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됐고, 조계사에 머물다 같은 해 12월 경찰에 자진출석한 뒤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당시 경찰 대응이 과도했음을 인정하면서도 한 전 위원장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무겁게 봤고,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징역 3년을 확정했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을 사면하라는 대내외적인 움직임도 컸다. 국제노동조합연맹 측은 대법원 판결 전, 문재인 대통령을 한 시간 동안 독대하며 한 전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자 미국·캐나다·이탈리아 등 해외 노동조합총연맹 또는 산별노조 131개 대표자가 한 전 위원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 또한 의원 시절인 2016년 12월,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함께 석방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고, 취임 뒤에도 "한상균 위원장이 눈에 밟힌다"고 언급하면서 한 전 위원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광복절 특별사면을 생략했고, 지난해 연말 사면에서도 한 전 위원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당시 보수 진영의 반발 등이 예상되자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노총 깃발 아래 선 한상균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교도소에서 형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가석방되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행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민주노총 깃발 아래 선 한상균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교도소에서 형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가석방되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행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 이희훈

법무부 "한상균 가석방은 통상적인 케이스"

결국 한 전 위원장은 징역 3년 중 2년 5개월을 복역한 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기념일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됐다.

가석방은 매달 법무부가 형기 3분의 1 이상을 채운 수감자 중 뉘우침의 빛이 뚜렷한 경우 등의 요건을 심사해 대상자를 정한다. 법무부는 이번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 역시 '통상적인' 사면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에 특별한 사유는 없다. 통상적인 케이스"라며 "재범 위험성이 없고, 모범적인 수용 생활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가석방 대상자들을 결정한다. 매달 가석방이 있는데 5월은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사면이 아닌 가석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탓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형기를 불과 6개월 20일 남겨놓은 '가석방'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례적인 환영 입장을 선뜻 내놓지 못한다"면서도 "뒤늦은 가석방 결정에 문재인 정부를 탓하고 싶지도 않다. 말 그대로 민주노총의 힘이 부족한 것이 뒤늦은 석방에 대한 민주노총의 성찰이고 각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사면 불발 당시 옥중에서 "사면을 기대도 하지 않았고, 정부의 결정에 대해 조금도 비판하고 싶지 않다. 노동존중 세상을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이루지 못한다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한상균은 나오지만, 아직도 수많은 양심수들이 감옥 안에 있다"며 "촛불정부를 자임하면서 양심수 석방을 의무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촛불'을 도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상균#가석방#부처님 오신 날#특별사면#민주노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