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비둘기낭 폭포(천연기념물 제537호) 한탄강 하늘다리가 개통했다. 한탄강 하늘다리는 길이 200m, 너비 2m 규모의 흔들형 보행 전용 다리로 50m 높이에서 한탄강 협곡을 감상할 수 있다.
포천시는 현재 한탄강 주상절리길, 비둘기낭 캠핑장 등 한탄강 관광자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탄강 지질공원 사업은 5개 지자체(경기도, 강원도, 포천시, 연천군, 철원군)가 협업하여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탄강 지질공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으로서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한 한탄강과 그 하류에 위치한 임진강 합수부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의 한탄강과 임진강 일부 지역은 약 50~130만년 전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되었다. 그 당시 흐른 용암으로 인해 현무암 절벽, 주상절리와 폭포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지형과 경관을 갖게 되었다.
한탄강 지질명소는 총 25개가 있으며 이중 포천지역 5개 지질명소는 천연기념물, 명승 등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재될 만큼 경관이 우수하고 잘 보존되어 있다. 이번에 개통한 하늘다리가 한탄강 용암대지가 개석되면서 형성된 비둘기낭 폭포 인근에 위치하여 주상절리 협곡과 폭포를 비롯한 한탄강 협곡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지난 주말, 하늘다리를 보기 위해 포천을 찾았다. 한탄강 지질공원 안내서에는 "시내버스 53번 포천시청 앞 승차"라는 설명이 있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오산이었다.
포천시청 앞 정류장은 하늘다리가 목적지인 관광객 십수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30분이 지나도록 버스는 오지 않았다. 버스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얼핏 듣고 검색을 했더니 포천 53번 버스의 배차간격은 120분이었다! 53번 버스가 오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라 결국 택시를 탔고, 상당한 택시비를 지출해야 했다.
새로 개통한 하늘다리를 구경하기 위해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주말을 맞아 캠핑을 위해 비둘기낭 캠핑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도 상당수 있었다. 50m 높이의 하늘다리가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는 데다가 다리 중앙 바닥면에는 스카이워크(유리바닥)를 설치하여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비둘기낭 폭포와 하늘다리에서 바라본 한탄강 풍경은 장관이었다.
90년대 이전 한탄강은 장마철이면 금세 물이 불어 홍수에 취약한 지역이었다. 홍수 조절을 위해 한탄강댐이 건설된 후 2010년대 들어 한탄강 지역의 주상절리 협곡을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전체 53km 중 가마소길, 벼룻길, 구라이길 등 20km가 완성되어 먼저 개통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관광객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배차시간 확인과 상세한 검색은 필수로 보인다. 여러 명이 함께 간다면 택시를 타도 무관하겠지만 나홀로 여행자라면 가는 길을 세심하게 알아보는 게 좋겠다. 나올 때 또다시 택시를 부르기는 여의치 않아 히치 하이킹을 시도했고, 다행스럽게도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내로 나올 수 있었다.
셔틀버스나 버스 배차간격 조정 등 개선계획에 대해 포천시청에 문의를 했더니 담당부서 역시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셔틀버스 운행이나 시내버스 배차간격 조정 모두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고, 포천시 뿐 아니라 경기도와 협의가 되어야하는 부분이어서 빠른 시일내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천시청 관광정책팀 김민현 주무관은 "9월 이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들도 불편없이 하늘다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2020년까지 포천시 영북면, 관인면, 창수면의 한탄강변 53km를 잇는 주상절리길이 완성될 즈음에는 남북 화해무드가 무르익어 한탄강의 발원지인 북한의 평강군도 한탄·임진강 지질권역으로 포함되어 관광할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